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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뮤직]미국 지상파 3사 출연 '누가 방탄소년단을 원하는가'



방탄소년단이 미국 지상파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왼쪽부터)'제임스고든의 더레이트레이트쇼', '엘렌쇼', '지미키멜라이브' 포스터
방탄소년단이 '2017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s) 공연을 위해 미국에 방문하며 미국 지상파 3사 CBS, ABC, NBC의 대표 프로그램에 연달아 출연한다. 방탄소년단의 방송출연은 '미국 대중문화의 상징적인 방송 프로그램 출연'이라는 외형보다 출연하는 프로그램 각각의 성격과 내용을 놓고 봤을 때 그 의미가 드러난다. 실제로 이들이 미국에서 만들어가고 있는 센세이션만 놓고 봐도 방탄소년단이 미국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이 미국에서 출연하는 프로그램들

방탄소년단은 우선 CBS의 '제임스 코든의 더 레이트 레이트 쇼'(The late late show with James Corden)에 출연한다. 영국출신 배우 제임스 코튼이 진행하는 심야 토크 프로그램으로 자정이 넘어 12시 30분(동부시간)에 방송한다. 현재 동시간대 1~2위를 다투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ABC 채널 '지미 키멜 라이브!'(Jimmy Kimmel Live!)는 코미디언 지미 키멜이 진행하는 토크쇼로 밤 11시 35분 방송된다. 지미 키멜은 최근 데이비드 레터맨 등 소위 거장들의 은퇴로 현재 방송 중인 미국 심야 토크쇼 중 '최장 기간 호스트'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향후 레터맨, 제리 레노 등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호스토로 평가 받는다.

'엘렌 디제너러스 쇼'(The Ellen DeGeneres Show, 이하 엘렌쇼)는 작가이자 코미디언 엘렌 드제너러스가 진행하는 토크쇼로 낮 3시에 방송된다. 낮 시간대 토크쇼 중에서는 경쟁상대가 없을 만큼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단순히 시청률로만 놓고 봤을 때도 '지미 키멜 라이브!'와 '레이트 레이트 쇼', '엘런쇼' 모두 기본 100만명 이상의 시청자를 거느리는 초대형 프로그램이다. 단순히 시청률 지표뿐 아니라 세 프로그램 모두 미국 대중문화에 미치는 파급력은 절대적이다.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이 미국에서 인기를 이어간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미국에서 '누가' 방탄소년단을 원하는가?

흥미로운 것은 방탄소년단이 출연하는 세 프로그램의 성격이나 시청자 군에서 특징적인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엘렌쇼'의 경우 낮 시간대 방송되는 프로그램인데다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개방적인 시선에서 담고 있는 따뜻한 프로그램으로 정평이 나 있다. 때문에 유명 연예인들 뿐 아니라 화제성 높은 일반인들도 자주 섭외돼 출연한다. 이 같은 프로그램의 성격과 방송시간으로 인종을 불문하고 여성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특히 주부들의 시청률이 두드러진다.

'지미 키멜 라이브!'는 ABC의 간판 토크 프로그램인 만큼 연예인과 정치인 등 소위 유명 인사들이 주로 게스트로 초청된다. 한 명의 호스트가 오랫동안 방송을 진행해온 까닭에 형식이 안정적이고 포맷이 고정적이다. '지미 키멜 라이브!'의 특징적인 점은 동시간대 경쟁 토크쇼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국사회의 백인/남성적 시선이 강하다는 점이다. 시청자군 역시 이 같은 프로그램의 성격과 같은 맥락에서 분석된다.

'제임스 코든의 더 레이트 레이트 쇼'는 호스트가 영국 출신 연기자라는 점과 호스트로서 비교적 짧은 경력을 가진 까닭에 기존에 토크쇼 포맷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들이 종종 등장한다. 국내에서도 유명한 '카풀 노래방'(Carpool Karaoke) 등의 코너가 대표적이다. 특히 자정이 넘어 다소 늦은 시간에 방송되는 만큼 인종적 성향을 떠나 시청자들의 20~30대로 비교적 젊다는 특징을 지닌다.

'엘렌쇼'의 여성 시청자군, '지미 키멜 라이브!'의 남성 시청자군, '레이트 레이트 쇼'의 20~30대 젊은 시청자군은 미국 대중문화의 주 소비자들이다. 이는 방탄소년단의 인기, 미국 대중문화에서 방탄소년단을 원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보여주며, 이들의 인기가 더 이상 특정 인종 혹은 특정 연령대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미국 대중들은 방탄소년단에게 '무엇을' 보고 싶어 하는가?

방탄소년단은 이들 세 프로그램에서 각각 공연을 준비 중이다. 공연 규모는 각각 다르지만 모두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곡으로 퍼포먼스를 보여줄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토크쇼' 포맷의 프로그램에 공연을 한다는 사실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이는 미국 방송 환경에서 일반적인 일이다. 실제로 미국 '토크쇼'는 게스트와 토크뿐 아니라 스탠드업 코미디, 가수들의 공연, 콩트 등이 뒤섞인 버라이어티 쇼에 가깝다.

유독 미국 방송환경이 가수들의 라이브 퍼포먼스에 제한적인 것도 사실이다. 방탄소년단이 이번에 초청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As)나 그래미 시상식 등 음악 관련 대형 이벤트를 제외하고는 가수들의 공연을 방송에서 볼 수 있는 경우는 이들 '토크쇼'를 제외하고는 전무하다.

각각의 프로그램들이 방탄소년단에게 동일하게 '공연'을 요청했다는 점은 미국 대중문화가 방탄소년단의 어떤 점에 고무됐는지 보여준다. SNS와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이들의 비주얼과 퍼포먼스를 직접 확인하고 싶다는 의도다.

여기에 오랜 시간 전 세계 팝 음악계에서 원 디렉션(One Direction) 이후 거의 맥이 끊긴 듯싶었던 보이밴드가 방탄소년단의 활동을 통해 화려하게 부활하는 장면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는 것도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기존 영미권 출신 보이밴드들과는 확연히 다른, 압도적 수준의 퍼포먼스를 직접 확인하고 싶은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 있다.

박건욱 기자 kun11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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