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정희정 닐슨코리아 팀장은 "Z세대인 10~20대는 지그재그·무신사·번개장터 같은 '전문 쇼핑몰' 이용 비중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한국미디어경영학회 개최 세미나에서다. 이날 주제는 '온라인 쇼핑 생태계 성장과 경쟁'. 이날 세미나 내용을 바탕으로 숨가쁘게 변화하는 온라인 쇼핑 트렌드를 짚어봤다.
지난해 4분기 연령별 주요 쇼핑 앱을 살펴보면, 전 연령층 1위는 '쿠팡'이 차지했다. 그러나 2위부터는 연령별로 조금씩 달랐다. 특히 10대에서는 여성 쇼핑몰 모음 앱 '지그재그(순 이용자 63만명)'가 2위를,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50만)'와 의류 쇼핑몰 '무신사(46만)'가 3~4위를 기록했다. SNS의 유명 인플루언서들의 마켓(셀럽마켓)을 한 데 모은 앱 '에이블리(34만)'는 6위였다. 기존 이커머스 강자들은 5위(11번가)·7위(옥션)·9위(GS숍)·10위(위메프)로 하위권이었다. G마켓과 티몬은 아예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0대에서도 쿠팡·위메프·11번가에 이어 지그재그(4위·132만), 에이블리(8위·83만), 무신사(9위·79만), 번개장터(10위·73만)가 강세를 보였다. 실제 지그재그 관계자는 "전체 이용자의 약 70%가 10~20대"라고 밝혔다. 지그재그는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인 거래액 6000억원, 매출 3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홈앤쇼핑'과 '현대H몰' 등은 4060의 이용 패턴에서만 등장했다. 특히 홈앤쇼핑은 50대(136만)와 60대(49만)에서 모두 3위를 기록했다. 두 앱은 모두 TV홈쇼핑·백화점 등 전통 유통산업에 기반을 둔 서비스다.
정 팀장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개성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을 계기로, 전문 제조사와 스타트업이 콘텐트와 취미·관심사 기반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온라인 쇼핑을 끌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저가가 핵심 구매 요인이었던 과거 대비 가격 비교용 포털 의존도도 줄었다"고 덧붙였다.
대학교 신입생 때부터 무신사를 애용했다는 직장인 김모(25)씨는 "일반 소셜커머스 앱에서 여행용 원피스를 샀다가 낭패본 후로 옷은 꼭 패션 쇼핑몰에서 산다"며 "무신사 같은 전문 편집숍은 조금 비싸도 품질이 보장되는 것 같다. 요즘 '힙한' 브랜드가 어딘지 알기도 쉽다"고 말했다.
'중고거래 앱'은 최근 1년 내 가장 눈에 띄게 성장했다. 지난해 12월 주요 중고거래 앱 5개의 이용자(중복 제외)는 총 531만명으로, 1년 새 239만명이 늘었다.
특히 '당근마켓'의 순 이용자 수가 404만명으로 압도적이었다. 2015년 설립된 당근마켓은 지난해 구글플레이 베스트 앱에 선정됐다. 평소 당근마켓을 애용한다는 워킹맘 심모(39·서울 서대문구)씨는 "택배 보내는 번거로움 때문에 판매 금액이 적은 물건은 처분하기 귀찮았는데 동네에서 거래하니 사소한 것도 쉽게 팔 수 있어 자주 이용한다"며 "앱 기반이면서도 동네 이웃과의 거래라 오프라인 만남으로 이어지는 나름의 감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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