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포커스]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배스킨라빈스論'

입력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배스킨라빈스에 모바일 앱 쏠(SOL)의 발전 방향이 있다. 배스킨라빈스의 신제품 출시 전략을 배워야 한다."

진옥동(사진) 신한은행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신한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인 쏠의 발전 방향을 이야기하며 배스킨라빈스를 언급했다. 끊임없이 신제품을 개발하면서도 매장에는 늘 31가지 메뉴만 올리는 배스킨라빈스처럼 쏠도 고객이 많이 찾고 자주 쓰는 메뉴 위주로 구성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쏠의 실시간 이용자 수와 앱의 처리 속도를 모니터링하는 별도의 팀을 만들었다. 이 모니터링팀은 1000만명에 달하는 쏠 이용자의 이용 패턴을 분석해 어떤 서비스가 인기를 끄는지 어떤 서비스가 불필요한지를 가리게 된다.

이는 쏠의 생명력이 속도에 있다는 진 행장의 철학을 반영한 것이다. 진 행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아무리 좋은 서비스가 있어도 무겁고 느려지면 쓸모가 없다"며 "좋은 서비스라고 계속 빌드업(build up)만 하지 말고 고객 반응이 없는 서비스는 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서비스를 계속 늘리지만 말고 불필요한 서비스는 과감하게 제외해서 쏠의 속도를 빠르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나를 더하면 하나를 빼는 전략'의 모범사례로 진 행장이 제시한 건 배스킨라빈스다. 배스킨라빈스는 31가지 맛으로 유명하지만 개발한 아이스크림 맛은 1000가지에 달한다. 배스킨라빈스는 이렇게 많은 맛의 메뉴를 모두 판매하기보다는 철저하게 수익성이 높은 메뉴 31개만 팔고 있다. 신제품을 내놓을 때는 한 달 동안 수익성을 따져서 상위 30개를 남기고 최하위 1개를 신제품으로 대체한다.

진 행장은 배스킨라빈스의 사례를 언급하며 "쏠도 배스킨라빈스처럼 새로운 메뉴를 계속 개발하면서 고객 반응이 없는 메뉴나 서비스는 뺄 필요가 있다"며 "이렇게 되면 개발자 입장에서도 자신이 만든 서비스가 제외되지 않도록 더 개발에 힘을 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 쏠은 신한S뱅크, 써니뱅크 등 6개로 흩어져 있던 신한은행 금융 앱을 하나로 통합해 지난해 2월 출시됐다. 이달 5일 기준으로 이용자 수 964만명을 기록하며 1000만명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신한은행 신규 예금과 펀드 등 전체 수신 거래의 67%가 쏠에서 이뤄질 정도로 신한은행을 대표하는 비대면 채널로 자리매김했다.

[이종현 기자 iu@chosunbiz.com]



chosunbiz.com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