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대신 반려동물 키우는 ‘딩펫족’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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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4.28. 오전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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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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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에 아이 대신 강아지를 태우고 온 20~30대 젊은 사람들이 많이 보여 놀랐어요


지난 25일 부산에서 열린 ‘반려동물 박람회(펫페어)’에서 만난 김모(51)씨는 몇년 전에 비해 행사에 오는 사람들의 수가 부쩍 늘었고, 특히 젊은층들의 비중이 늘어난 점이 눈에 띄었다고 했다. 김씨는 “자식은 당연히 낳는 것으로 생각하던 우리 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바뀐 것 같아 신기하다”고 덧붙였다.


▲아이 대신 반려동물을 기르는 ‘딩펫족(반려동물을 기르는 딩크족)’이 늘어나고 있다. /케이펫페어 제공

아이를 갖는 대신 반려동물을 기르는 ‘딩펫족(반려동물을 기르는 딩크족)’이 늘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결혼은 해도 출산은 선택’이라는 인식이 늘어난 데다, 집값 상승과 취업난 등으로 인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84명에 그쳤다. 지난 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0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총 출생아 수는 27만2400명으로 전년대비 3만300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22일 농림축산식품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수는 638만가구로 전년 591만가구에 비해 47만가구 늘었다.

결혼생활 10년차에 접어들었다는 자영업자 노소피아(38)씨 역시 아이 없이 반려견 두 마리만 키우는 딩펫족이다. 노씨는 “처음부터 아이를 가지지 않고 반려견만 키우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며 “생기지 않는 아이를 얻기 위해 힘들게 노력하는 것보다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고 말했다.

노씨는 “아이가 있다고 더욱 더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반려견을 가족처럼 키우며 자유롭게 사는 지금 생활에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아이 없이 반려동물에 정을 붙이는 사람들이 늘면서 관련 시장의 규모 역시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지마켓에 따르면 최근 한달(3월 27일~4월 26일)동안 주요 반려동물 용품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반려견 집과 안전용품은 판매 신장률이 317%, 고양이 위생용품은 115%에 달했다.

/조선DB

전문가는 2030세대가 전통적인 가족 규범에서 벗어난 세대인 동시에 삶의 불안감이 높은 세대인 것을 딩펫족 증가 이유로 꼽았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는 “2030세대들은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희생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가장 중요시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비중이 다른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며 “이 때문에 젊은 세대에서 반려동물을 아이처럼 기르는 딩펫족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집값이 오르고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거주나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가진 젊은 세대가 늘어난 점, 자식들의 출가 이후 외로움을 느끼는 베이비붐 은퇴인구가 많은 점 등도 딩펫족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박지영 기자 j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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