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있는 급매' 출현 시작..4억 떨어진 강남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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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8.25. 오전 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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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정부 규제의 집중 타깃이 된 법인과 다주택자들의 급매물들이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다. 여전히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단지가 있지만 급매로 실거래가가 수억원씩 떨어지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세금 부담 때문에 법인과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나오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연말, 내년 6월1일 각각 적용되는 세제 강화에 앞서 이같은 급매물들이 본격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가격하락을 이끌 만큼의 물량이 될지에 대해선 부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반포자이 84㎡ 24.4억에 거래, 전달 실거래가 28.5억比 4억↓… "법인 급매물"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반포자이 84㎡(이하 전용면적)는 지난 18일 24억4000만원(18층)에 매매됐다. 같은 주택형이 지난달에는 28억(9층), 28억5000만원(25층)에 거래됐다. 한달새 4억원 가량 하락한 셈이다. 현재 네이버 부동산에 등록된 84㎡ 호가 26억5000만~30억원보다도 크게 낮은 가격이다.

이 거래는 특수관계인간 증여성 거래가 아닌 '법인 급매'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법인 급매물로, 보증금이 낮은 월세 매물이라 현금이 많이 필요해 매수자 찾기가 어려웠고 이에 시세보다 수억원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가 다주택자·법인 세금을 강화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며 연말까지 팔아야 하는 '사정 있는 매물'들이 시장에 나오는 셈이다.



잠실 리센츠·마포 '마래푸' 등도 급매 거래 속속… 3억 가까이 하락


잠실 리센츠 아파트 / 사진=김유경

이번 거래 외에도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들 중 지난달 대비 실거래가가 하락한 경우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반포자이 132㎡도 지난 8일 34억원(5층)에 매매되며 지난달 같은 층이 35억3000만원, 17층이 34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보다 1억원가량 떨어졌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27㎡는 지난 11일 8억9500만원(19층)에 거래되며 전달 대비 최대 3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달 이 주택형은 9억7000만(30층)~11억5000만원(5층)에 거래됐다.

마포구 대장주 단지인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3단지' 59㎡도 지난 6일 7층 매물이 11억원에 거래되며 전달 실거래가 13억6200만·14억원 대비 3억원 가까이 내렸다. 지난 6월말 같은 주택형 같은 층이 12억8000만원에 매매된 것보다도 1억8000만원 하락한 가격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다주택·법인 급매물 나올 것… 전체 시장은 약보합 전망"


정부의 부동산 규제 대책과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겹치면서 강남권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서울 아파트값은 강남4구인 송파(-0.17%) 강남(-0.12%) 강동(-0.06%) 서초(-0.04%)를 비롯해 용산(-0.01%) 등 고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 위주로 떨어졌다.사진은 31일 강남구 아파트 단지 모습.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 같은 급매물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이런 거래들이 시장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일부 단지에서는 여전히 최고가에 거래되는 등 시장 분위기가 혼재돼 있는 상태로 일부 급매물이 시장 가격을 끌어내리기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 투자자문센터 팀장은 "내년부터 고가 1주택자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요건이 강화되면서 오는 10월부터 관련 급매물들이 나오고, 내년 6월1일 다주택자 세금 강화로 내년 4~5월 전까지 급매물이 계속 나올 것"이라며 "물량은 많지 않아 전체 시장은 약보합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인 급매물은 서울보다는 지방 위주로 많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춘란 오비스트 본부장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거래가 거의 멈춰섰기 때문에 확진자가 얼마나 계속 늘어나는지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주택 가격이 많이 올랐고 다주택자들이 주택들을 정리하고 있지만, 금리가 낮고 학습효과까지 있어 서울·경기 주요지역은 여전히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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