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움'으로 세상 떠난 간호사…"업무상 재해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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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11.10. 오전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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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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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앵커 ▶

의료계의 직장내 괴롭힘이죠.

재가 될 때까지 괴롭힌다는 뜻의 이른바 '태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지난해 이 태움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서지윤 간호사의 죽음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 됐습니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병원의 구조적인 괴롭힘에 의한 죽음이었다는게 인정된 겁니다.

조희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료원에서 근무하던 스물 아홉살 서지윤 간호사는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이른바 간호사 사회의 '태움' 문화로 고통을 받아 왔습니다.

상급자로부터는 "네가 그리 잘났냐"는 모욕적인 말을 비롯해 폭언과 괴롭힘이 계속됐습니다.

가장 업무강도가 강한 병동에서 순환근무 없이 2년 이상 일해야 했습니다.

서 간호사는 지난해 1월 "병원 사람들의 조문은 받지 말라"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최영자/故 서지윤 간호사 어머니]
"그 아이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은 그 병원에서 아무렇지 않게 근무를 하고 아무런 처벌도 내려지지 않고 저희들한테 사과 한마디 한 적 없고..."

지난 5월, 유족 등은 이 죽음을 산업재해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했고, 근로복지공단은 6개월의 조사 끝에 산재로 결론 내렸습니다.

서 간호사가 "직장 상황과 업무 등과 관련돼 정신적 고통을 겪은 점이 인정"되고,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돼 정상적인 인식 능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단입니다.

앞서 2년 전 비슷한 이유로 세상을 등진 고 박선욱 간호사에 이어 '태움' 문화로 인한 사망이 또다시 산재로 인정받은 것입니다.

[김경희/의료연대본부 새서울의료원분회장]
"(태움을) 산재로 인정한 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업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인정한 것으로 보고 있고요."

서 간호사가 근무했던 서울의료원 측은 조직문화와 근무환경 등을 개선하겠다며 병원 내 괴롭힘 문화를 사실상 시인했습니다.

태움 문화에 대해 산재판정이 잇따르면서 교육을 명목으로 인권을 유린하는 간호사 사회의 악습이 사라질지 주목됩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영상취재 : 독고명 / 영상편집 : 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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