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첫 장면엔 얼굴에 뾰루지가 잔뜩 난 단발머리 여성이 등장한다. 그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멱살을 잡고 "코로나 너 때문에 밖에도 맘 놓고 못 나가고, 마스크 때문에 피부는 뒤집어지고 어떻게 책임질 거야" 항의한다. 눈물·콧물을 흘리며 "코로나 때문에 화가 난다 화가나, 어디 풀데 없나"라고 화를 참지 못한다.
다음 장면엔 노란 민방위복을 입은 정세균 총리 캐릭터가 오른쪽 손을 가슴에 얹고 등장한다. 정 총리는 인자한 표정으로 "모두 저에게 푸세요"라며 "코로나 때문에 힘드시고 짜증나고 우울한 마음 저에게 시원하게 푸시고, 답답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풀리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다.
만화는 공개된 직후 거센 역풍을 맞았다. 정부가 동떨어진 현실인식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국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여성들의 어려움을 고작 '피부 트러블'정도로 표현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들의 경제적 절규는 어디다 빼놓고 '마스크 때문에 뒤집어진 피부' 이따위 글을 올리냐", "코로나 때문에 여자들이 어떤 문제를 겪는지 전혀 모르고, 여혐(여성혐오)해서 너무 화가 난다. 그 와중에 총리는 곱게 그렸다", "이런 만화 올릴 시간에 백신이나 구해오라"는 등의 네티즌 비판이 나왔다.
"빨리 사퇴해달라. 그럼 국민들 마음이 조금이라도 풀릴 것 같다", "#사퇴하라정세균 #정세균사퇴해", "국민 비하같다" 등의 반응도 줄을 이었다.
논란이 확산하자 총리실은 만화에 대한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게시 7시간여만인 이날 오후 5시 30분쯤 만화를 삭제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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