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 日 불매운동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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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상 “여행 자제” 등 게시물 급증 / 도요타·캐논 등 브랜드 리스트도 공유 / “日국적 연예인 퇴출” 목소리까지 등장 / 징용피해자 지원 시민단체들도 가세

일본 정부가 한국을 겨냥한 경제보복의 일환으로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규제’를 단행하면서 일본을 향한 한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온·오프라인상에서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4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일본 여행을 자제하고 일본 제품을 사지 말라고 당부하는 게시물이 확산하는 것은 물론 국내에서 활동 중인 일본 국적의 연예인을 퇴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높아지고 있다. 전날 한 누리꾼이 올린 ‘일본 제품 불매 리스트’도 웹상에서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이 리스트에는 도요타·렉서스·혼다 등 자동차 브랜드, 소니·파나소닉·캐논을 비롯한 전자제품 브랜드, 데상트·유니클로·ABC마트를 포함한 의류 브랜드, 아사히·기린·삿포로 맥주 등 다양한 일본 브랜드들이 망라 돼 있다.

시민들은 일장기를 패러디한 포스터 등을 트위터를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고 채팅 프로필로 해두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일본제품불매’ 해시태그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날 온라인 사이트들에는 “아베가 무릎을 꿇고 빌 때까지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 “여행만이라도 자제해 애국하자” “작은 것부터 힘을 모아 한국의 의지를 보여주자”는 글 등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일본국적 연예인을 퇴출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목소리까지 등장하면서 문화계도 술렁이는 양상이다. 대표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걸그룹은 트와이스와 아이즈원이다. 트와이스는 미나·사나·모모 3명의 일본인 멤버가 속해있고, 아이즈원 역시 미야와키 사쿠라, 야부키 나코, 혼다 히토미 3명이 속해있다. 일본 여행을 다녀온다고 인증한 한국 연예인에 대해서는 “시국에 맞지 않는다” “자랑할 일이냐”며 따가운 비판여론이 일기까지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일본 경제제재에 대한 정부의 보복 조치를 요청하자’는 제목의 글에 2만명 가까이 동참했다.

오프라인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전날 대학생 단체 ‘겨레하나’는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과 광화문사거리, 광화문 유니클로 매장, 도요타 대리점, 용산역 강제징용 노동자상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국내에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관광 보이콧 등의 여론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4일 서울 중구 일본정부관광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단체들도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일본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 할머니를 돕고 있는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시민모임)’은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검토하고 있다. 이 단체는 현재까지 전국 5만명으로부터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동의하는 서명을 받았고, 불매 운동을 전국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다른 시민사회단체와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도 가세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내 반도체 수출액의 43%가 경기도에서 나올 정도로 반도체 산업 비중이 큰 도는 이 위기를 더욱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도내 반도체 시장의 일본 독과점 사례를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기업을 대체할 외국 기업이 경기도에 투자할 경우 현금 지원과 기업 부지 무상제공 등 파격 지원을 하고 도 자체적인 반도체 기업 생태계를 구축해 반도체 부품의 국산화를 앞당기겠다”는 대책도 제시했다.

김라윤 기자, 광주=한현묵 기자 ry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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