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심장 이식을 받은 A씨는 최근 정성스레 편지 한 통을 썼다. 자신에게 심장을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장기기증인의 가족에게 쓴 글이다. A씨는 “기증자님의 헌신으로 두 번째 새로운 삶을 선물 받게 됐다”며 “항상 나의 영웅으로 생각하겠다. 유가족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연말을 맞아 장기를 이식 받은 이들이 쓴 편지를 모아 온라인 전시회를 개최했다. ‘나의 영웅, 고맙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 전시회에는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4개월간 장기이식인들이 보낸 40통의 편지가 전시됐다. 평범하지만 행복한 일상을 살고 있는 수혜자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장기 매매 등의 위험을 막기 위해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로 기증인 유가족 및 이식인 간 사이 정보 공개를 금지하고 있다. 때문에 A씨를 비롯한 이식인들은 기증자의 유족들에게 어떤 감사 인사도 할 수 없었다. 운동본부는 이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전달할 수 있게 편지쓰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보내온 편지들엔 절절한 고마움이 가득했다. 마냥 기쁘다고 말하기 어려운 속내도 엿보였다. 또 다른 심장을 이식받은 B씨는 “심장이식은 누군가의 슬픈 결심이란 걸 알기에 마냥 좋아할 수 만은 없었던 것 같다”며 “그저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어 나 자신도 장기기증을 서약했다”고 했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8일 “해당 편지들은 이달 31일까지 본부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며 “두 번째 인생을 맞이한 이식인들의 삶을 응원하고, 고귀한 나눔을 실천한 기증인들의 사랑을 기억해 달라”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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