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조위 "국정원, 세월호 동영상 만들어 일베통해 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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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4.27. 오전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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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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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서울 중구 특조위 기자회견
"국정원이 김영오씨 사찰하는 등 혐의"
"일베 등 이용해 정국전환 시도하기도"
국정원 직원 5명 등 직권남용 수사요청
"윗선 어디까지 개입했는지 파악 필요"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박병우 세월호참사진상규명국 국장이 27일 오전 국가정보원의 민간인 사찰에 대한 수사요청 기자회견이 열린 서울 중구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회의실에서 조사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2020.04.27.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정권 당시 국가정보원(국정원)이 단식 농성 했던 김영오씨 등을 사찰하고, 유튜브·일베를 활용해 정국 전환을 시도한 정황 등을 확인했다며 검찰의 수사를 요청했다.

특조위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18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현직 국정원 직원 5명과 불상의 국정원 직원 20명에 대해 이들이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며 검찰에 수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박병우 특조위 진상규명국장은 "국정원이 참사 직후부터 특조위가 입수한 자료로만 총 215건의 일일 동향 보고서와 여론지도, 보수단체의 대응 제언까지 담은 다수의 주제 보고서를 작성·보고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8월25일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가 '국정원에 의한 유가족 김영오 사찰 의혹'을 제기한 기자회견을 가진 지 6년 만에 특조위가 국정원의 사찰 정황을 구체적으로 확인했다며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김영오씨는 지난 2014년 7월14일부터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한 세월호 유가족이다. 이로부터 한 달이 지난 8월16일 김영오씨는 방한한 교황과 광화문 광장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특조위는 국정원이 김영오씨가 주목을 받는 게 당시 박근혜 정권의 비판 연론을 키운다고 생각해 조직적으로 여론 전환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특조위는 국정원이 김씨가 교황을 만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2014년 8월21일 '세월호 유가족 단식 농성 장기화 관련 여론', '단식농성 세월호 유가족 주치의 관련 사항' 등의 내부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특조위는 국정원 내부보고서에서 '서울시립동부병원장, 김영오 생명 이상 없을 것으로 언급'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특조위는 이날 당시 서울시립동부병원장에 국정원 현장직원이 찾아간 병원 CCTV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특조위는 2014년 8월24일 국정원이 '보수권, 세월호 정국 주동 '김영오' 실체 집중 폭로 계획' 등의 내부보고서도 작성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국정원이 이른바 '건전' 언론과 여론 등으로 지칭한 '보수권'이 정부를 비판하는 세력에 맞대응하고 있다는 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한 사안도 담겼다. 국정원이 이런 여론을 이용, 정국 전환 관련 제언을 했다는 이야기다.

박 국장은 "국정원이 반대 여론을 형성하고, 이슈전환, 정국 전환의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 세월호 유가족과 민간인들에 대한 정보수집, 사찰을 진행하고, 보고서를 작성하여 청와대 등에 보고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특조위는 이날 국정원이 자체 예산을 들어 불상의 유튜버 아이디를 이용 세월호 정국을 마무리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로 나아가자는 내용의 동영상을 제작한 혐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박 국장은 다만 "이와 관련 국정원 직원은 해당 내용은 사실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특조위에 따르면 국정원은 해당 영상이 일베나 독립신문 등의 소개된 것과 조회 수 1만 건이 넘은 것 등에 대해 성공적이라고 자평한 보고도 있었다고 밝혔다. 특조위 비상임위원인 황필규 변호사는 "국정원의 (해당 동영상) 확산 계획과 진행 중이라는 문서에서 일베 사이트가 언급됐다"면서 "유력 관전 사이트 일베와 독립신문에 전파하겠다는 계획을 국정원이 직접 언급하고, 실제로 전파되고 있다고 확인한 내용이 들어 있다"고 지적했다.

특조위는 해당 내용을 검찰에 전달해 관련자 수사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박 국장은 "수사요청서에 혐의가 특정된 국정원 전·현직 직원 5명과 불상 직원 20명을 지목했다"면서 "하지만 이는 극히 부족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특조위 조사 결과로, 수사기관인 검찰이 직접 나서 더 세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특조위는 국정원 현작 직원 외 윗선에 지시 사항 등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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