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뷰 달성하며 인기몰이…팍팍하고 고된 인생이지만 나를 지킬 인생기술 있어야
■ 그림 에세이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도대체 작가
"인생이 온통 실패한 것처럼 느껴진다면… 일단 맛있는 것을 먹읍시다."
일상생활에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인생 기술을 소개한 그림 에세이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가 화제다. 도대체 작가(본명 장미영 씨)는 인터넷에 무심코 올린 네 컷 만화 '행복한 고구마'가 SNS상 500만뷰를 달성하며 인기를 모은 바 있다. 이 만화 덕분에 책까지 내게 된 것이다.
행복한 고구마는 인삼 밭에 끼인 고구마 이야기다. 고구마가 주위를 둘러보니 다 인삼뿐이라 스스로 '나도 인삼이겠거니' 하고 살아간다. 이런 고구마가 신경 쓰인 인삼이 고구마에게 정체를 알려준다. 그럼에도 고구마는 여전히 행복하게 살아간다.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만난 도대체 작가는 고구마가 바로 자신이라고 했다. 도 작가는 "어느 직장의 SNS 운영자로 근무했는데, 부서 6명 중에 나 혼자 비정규직이었다"면서 "그때 스스로 인삼 밭에 끼인 고구마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회의시간에 낙서하듯 그린 '행복한 고구마'가 인터넷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이번에 책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이번 책에 도 작가는 더 나을 것도 더 나쁠 것도 없는 자기 삶에 균형을 유지하고 소소한 재미를 찾는 인생 기술을 담았다. 짧은 글, 긴 글, 만화가 섞여 있고 유쾌한 단상, 실없는 농담, 진지한 생각이 교차한다. 도 작가는 "직장생활 에피소드를 비롯해 제가 평소에 느끼고 생각한 것을 가볍게 그린 책"이라며 "자기 단점을 잘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스스로를 싫어하지 않는 사람들과 이 책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도 작가가 창작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시하는 키워드는 재미다. 필명인 도대체도 사람들이 소개할 때마다 재미있어해서 쓰고 있다. 그는 "3분 웃기 위해서라면 3시간도 투자할 수 있다는 게 모토"라면서 "다만 재미가 자칫하면 누군가에겐 무례할 수 있어 어떤 이야기를 생각해놓고 무해한 농담인지 돌이켜본다"고 말했다. 도 작가는 여러 일을 하면서 쌓아놓은 이야기가 많다. 그는 "이번 책은 그중에서 아주 일부만 담은 책"이라며 "연애 등을 주제로 글과 그림을 계속 생산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 작가는 "야심 차게 사업을 시작했지만 혼자 모든 것을 꾸리기엔 너무 힘들었다"면서 "4년 반 동안 열심히 사업한 후에 깨달은 것은 '나는 사업을 하면 안 되는 사람이었다'는 간단한 사실뿐"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도 작가는 끙끙 앓는 것보다 그냥 '어쩔 수 없지' 하고 넘어가는 인생 기술을 하나 습득했다.
그 후 도 작가는 글과 그림을 생산하는 일과 함께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다. 그는 "화물 영업소에서 일한 경험과 택배 운송장을 입력하는 아르바이트 경험은 이번 책에 소개하기도 했다"면서 "20대 때 여러 회사를 다녔을 때보다 30대 때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깨달은 것이 훨씬 더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대 때는 비교적 쉽게 취업해 그럴 듯한 일을 했기 때문에 세상 사는 데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다"면서 "서른 살 이후 재취업을 하려고 하니 신입으로 가기엔 나이가 많고 경력으로 가기엔 경력 단절 기간이 길어 힘들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도 작가는 프리랜서 작가를 하면서 꾸준히 아르바이트를 할 계획이다. 그는 "프리랜서로 일하다 보니 매달 꼬박꼬박 수입이 들어오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오전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오후에 글과 그림을 생산하는 현재 삶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박윤예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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