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주요 사업 잃었다…결국 파산할 것" S&P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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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11.19. 오후 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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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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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4월 최대 고비로 지목]

/사진=로이터
국제신용평가업체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글로벌레이팅스가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헝다그룹(에버그란데)이 결국 파산하게 될 것이라며 내년 3~4월이 최대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S&P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헝다그룹은 본질적으로 주요 사업을 잃었기 때문에 결국에는 파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들은 헝다그룹의 핵심 사업인 '새로운 주택 판매' 능력이 상실됐다고 지적하며 회사의 미래를 비관했다.

보고서는 "(새 주택 판매 능력 상실은) 회사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이 사실상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이는 부채를 완벽히 상환할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헝다그룹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헝다그룹은 지난해 매출 기준 중국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부동산개발업체였다. 다른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헝다그룹은 아파트가 완공되기 전 소비자에게 아파트를 판매해 향후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을 확보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부동산 규제정책 등으로 자본 확보에 차질이 생겼고, 이는 디폴트 위기로 이어졌다.

헝다그룹은 자회사 지분 처분 등으로 자금을 확보하며 가까스로 파산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 하지만 주요 핵심 사업들을 계속해서 처분하는 만큼, 나중에는 남는 게 없어 자금 마련에 실패하고 빚을 다 갚지 못해 망하게 된다는 것이 S&P의 전망이다. S&P는 35억달러(약 4조1486억원) 규모의 달러채 상환 만기 시점인 내년 3월과 4월이 헝다그룹의 최대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헝다그룹은 지난 17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자회사 헝텅네트워크의 남은 보유 지분 16억6000만주 모두를 홍콩 투자회사에 당일 종가 대비 24.26% 낮은 중당 1.28홍콩달러라는 헐값에 처분했다. 내달 예정된 달러채 이자 상환을 위한 현금을 확보하고자 텐센트와 공동투자한 '중국판 넷플릭스' 헝텅네트워크 지분을 모두 포기한 셈이다. 헝다그룹은 지난 6일 예정된 2건의 달러채 이자 8249만달러(약 973억원)를 상환하지 못해 한 달간의 디폴트 유예기간이 주어진 상태다. 또 12월 28일에는 다른 2건의 달러채 이자 2억5520만달러(약 3010억840만원)를 내야 한다.

S&P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정부가 통제된 방식으로 헝다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완화하거나 질서 있는 부채 구조조정이 일어나기를 원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중국 당국은 주택 구매자들을 보호하고, 헝다그룹의 하청 업체들에 대한 대금 납부를 위해 헝다그룹이 사전분양 판매한 주택이 최대한 최종적으로 건설되기를 원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헝다그룹이 홍콩의 부동산 중개회사들에 "아파트를 더 팔아주면 미지급 수수료를 지급하겠다"는 이례적인 제안을 했다가 퇴짜를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메이롄그룹과 홍콩즈예는 지난 2019년 헝다그룹과 맺은 계약과 관련 4749만홍콩달러(약 72억1600만원)에 달하는 중개수수료를 받지 못했다며 헝다그룹을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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