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이민지 기자] 6월 24일 첫 공개된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는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평단의 호평을 받은 정한아 작가의 장편소설 '친밀한 이방인'을 원작으로 하며 2018년 '싱글라이더'를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이주영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수지는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인물 유미, 그리고 안나로 변신했다. 연기 변신을 시도한 수지는 국민첫사랑을 지운 두 얼굴의 여인을 완벽 소화, 호평을 받았다.
- '안나' 공개 후 주변 반응은?
▲ 주변분들께 연락이 많이 왔다. 너무 재밌게 봤다고 하면서 다음이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더라. 근데 대답은 하지 말라는 반응이 많았다. (웃음) 욕하는 사람도 많고 유미 편도 많이 들어줘서 기분 좋았다.
- 시청자 입장에서 본 소감은?
▲ 오랫동안 대본을 봤는데 완성된 모습을 보니까 연기했을 때의 마음이 떠올랐다. 몰입해서 보기보다 '저때 이렇게 할걸' 하는 아쉬움이 많이 보인다. 그래도 주변에서 많이 좋다고 해주시고 좋은 기사도 많이 나서 너무 신기하고 좋다.
- 인생 드라마,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반응이 많다
▲ 나는 늘 새로운 작품을 할 때 '이것이 나의 인생캐다'라는 마음으로 한다. '안나'는 욕심을 많이 냈던 작품이고 유미와 안나에 몰입해서 했다. 인생작을 만났다는 말이 너무 꿈같고 행복하다. '이렇게 좋은 반응이 나와도 되나'하는 과분한 마음도 있다.
- 공개 전에 부담감은 없었나
▲ 지금 유미가 겪고 있는 불안처럼 굉장히 떨렸다. 내가 대본을 읽었을 때는 잘 하는게 없는 이미지만 공감가고 안쓰럽고 응원했는데 사람들이 얘를 응원해줄까 하는 걱정이 컸다.
- 왜 안나라는 캐릭터에 끌렸을까
▲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욕망이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연기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이건 누가 봐도 욕심낼만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뺏기지 말아야지. 내가 해야지' 하는 마음이 있으면서도 막연한 욕심이었던 것 같다. 내가 결정했으니 이걸 진짜 내것으로 잘 만들어야겠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을 가졌다. 욕심이 많이 났던 작품이다.
- 지금까지 해왔던 캐릭터가 착하고 순했다면 안나는 완전히 다르다
▲ 그런 부분이 끌렸다. 미묘하게 혼잣말로 중얼거리기도 하고. 유미가 착하다, 안 착하다고 나눌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내면의 분노 같은게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혼자만 할 것 같은 생각들, 유미의 심리가 드라마에 계속 보여지니까 그런 미묘한 연기들, 순간들을 연기하는게 재밌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 유미를 만들어간 과정을 말해준다면
▲ 유미라는 아이는 없는거니까 내가 유미를 만들어갈 때 나의 불안들을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이 불안을 표현하기 위해 유미에 이입해서 생각해봐야 하는데 그런 감정이 모두에게 있을거라 생각하고 그런 것에 집중하며 나에 대해서도 더 알아갔던 것 같다. 예전에 포기했던 일기를 다시 썼다. 안나 입장에서 쓰기도 하고 내가 느꼈던 감정들도 기록해두고 싶어서 일기를 열심히 썼다.
- 극중 유미 어머니가 청각장애가 있어 수어를 했다
▲ 선생님이 잘 알려주셨고 나도 익숙하게 하려고 했다. 내가 안무를 했었어서 그런지 정확하게 하려는 강박이 있더라. 흘러가듯 하면 되는데 안무하듯 하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하려고 노력했다. 수어로 통역해주며 용기 주는 장면에서 아이에게 추가 수어 장면이 생겼다. '저 어려운걸' 하면서 걱정했는데 그 아이가 바로 외워서 너무 잘 하더라. 그래서 반성했다(웃음)
- 심리상담가에게 자문을 받았다고 했는데 어떻게 연기에 녹여냈나
▲ 유미의 에너지를 보고 막연하게 느꼈을 때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졌다는 걸 느끼면 무기력해지고 우울증이 올 수 있지 않을까 궁금했다. 우울과 불안에 차이가 큰데 유미는 불안 쪽인거 같다고 하시더라. 불안해서 뭔가를 더 할 수 있는거다. 어떻게 보면 부지런하고 에너지 있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유미의 동력은 불안이라는 결론을 내린거다. 누구보다 불안하기 때문에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기도 하고. 거짓말도 에너지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 부분에 대한 자문을 받았다. 또 보여지는 것에 신경 쓰는 사람들의 말투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상담가님을 처음 만날 때 '내가 연예인이고 수지니까'하며 잘 보이고 싶기도 하지 않나. 그게 안나가 가진 모습 중 하나일 수 있겠다 싶었다. 사람들에게 내가 좋게 보여지고 싶을 때 어떤 행동을 할까 고민도 많이 했다. 유미는 관찰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 생각해서 눈 깜빡임 같은 것도 신경 썼다.
(인터뷰②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