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 과이도, 트럼프 국정연설 깜짝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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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2.05. 오후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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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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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베네수엘라의 진정하고 합법적 대통령" 치켜세워

트럼프 국정연설 초대된 과이도 [AFP=연합뉴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는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 자리에 '깜짝 손님'으로 참석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과이도 의장은 4일(현지시간) 저녁 의회에서 열린 국정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특별 손님으로 초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중 "모든 베네수엘라 국민의 희망과 꿈, 포부를 지닌 사람이 오늘 저녁 여기에 있다. 베네수엘라의 진정한 합법적 대통령, 후안 과이도가 함께 했다"고 소개했다.

소개를 받은 과이도가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들어 인사하는 동안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해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긴 기립박수로 환영했다.

AP통신은 "과이도가 트럼프 대통령 국정연설 중 보기 드문 단합의 순간을 연출했다"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과이도 의장을 향해 "모든 미국인은 자유를 위해 올바른 투쟁을 하는 베네수엘라 국민과 함께한다"는 메시지를 전해달라며 "사회주의는 국가를 망치다. 그러나 자유가 영혼을 하나로 만든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말했다.

그는 과이도 의장을 '미스터 프레지던트'라고 부르며, 과이도를 베네수엘라의 합법적 지도자로 인정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과이도 의장을 소개하기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가리켜 "불법 통치자이며 국민을 잔인하게 학대하는 폭군"이라고 표현하며 "마두로의 압제는 깨지고 부서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국정연설 [AFP=연합뉴스]


36세 젊은 정치인인 과이도 의장은 지난해 1월 마두로 대통령의 연임이 불법 선거의 결과라고 주장하며, 자신이 임시 대통령이라고 선언했다.

마두로 정권이 인권 탄압을 자행한다며 비판해온 트럼프 정부는 과이도의 임시 대통령 선언 직후 앞장서서 과이도 지지를 밝혔고, 유럽 등 60여 개국이 뒤따랐다.

국제사회의 지지를 등에 업고도 과이도가 1년이 넘도록 마두로 축출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트럼프 정부가 과이도에 대한 신뢰를 버렸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이번 국정연설 초청을 통해 변함없는 지지를 보여줬다.

과이도 의장으로서는 해외 순방 막바지에 큰 힘을 얻은 셈이 됐다.

지난달 마두로 정권의 국회 장악 시도로 의장 연임까지 위태로웠던 과이도는 마두로 정권의 출국 금지를 뚫고 콜롬비아를 시작으로 유럽과 캐나다, 미국을 차례로 방문했다.

해외 순방을 통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인하며 반(反)마두로 투쟁의 동력을 확보했지만, 무엇보다 큰 성과는 막판에야 공개된 이번 국정연설 초청이었다.

당초 스위스 다보스포럼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과이도의 첫 만남이 성사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무산됐고, 지난 주말 과이도의 미국 마이애미 집회에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할 것이라는 예측도 빗나간 바 있다.

과이도 의장은 미국 일정을 끝으로 해외 순방을 마치고 베네수엘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립박수 받는 과이도 [AFP=연합뉴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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