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로 가는 돈 잡아라"… 저축銀 예·적금 금리 줄줄이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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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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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적금(수신) 증가세를 조절하기 위해 금리 인하에 나섰던 저축은행 업계가 최근 다시 금리를 올리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로 꼽히는 카카오게임즈 등의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기 위해 기존에 개설했던 저축은행 예·적금까지 깨는 움직임이 나타난 데 따른 것이다.

14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이날부터 수신상품 금리를 최대 연 0.2%포인트(p) 인상한다. 1년 만기 기준 OK정기예금은 연 1.5%에서 1.6%로, ISA정기예금은 연 1.5%에서 1.7%로 오른다. OK안심정기예금은 3년 만기 기준 연 1.6%에서 1.7%로 조정됐다.

앞서 SBI저축은행도 수신금리를 연달아 인상한 바 있다. 지난 1일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기준 금리를 연 1.6%에서 1.7%로 0.1%p 올린 데 이어, 지난 11일 또다시 정기예금 금리를 0.2%p 올렸다. 이에 따라 SBI저축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의 현재 기본 금리는 1.9%까지 높아진 상태다.

다른 저축은행들도 수신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대신저축은행은 SBI저축은행처럼 이달에만 두 번 0.1%p씩 정기예금 금리를 인상했다. 웰컴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각각 0.05%p, 0.1%p씩 올렸다. 이 외에 유진저축은행, BNK저축은행, DB저축은행, 고려저축은행 등에서도 정기예금 금리가 각각 올랐다.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첫날인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삼성증권 영업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청약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삼성증권

저축은행 수신금리는 이달 전까지만 해도 인하 흐름을 보였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5월 정기예금 금리를 연 1.9%에서 1.65%로 0.25%p 내렸고, OK저축은행도 같은 시기 연 1.8%에서 1.7%로 0.1%p 내린 바 있다. 시중은행 수신금리가 0%대로 내려가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에 돈이 급격히 몰리자 수익성 방어를 위해 금리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저축은행 업계가 최근 들어 다시 수신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배경엔 빚을 내서라도 ‘공모주 청약’에 뛰어드는 주식 투자 열기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공모주 청약에 뛰어드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 투자자에게 저축은행 예·적금은 해지 1순위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 역시 "일부 중소 저축은행은 휘청일 정도로 예·적금 이탈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0일 코스닥 상장 첫날 상한가로 직행한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청약 증거금만 58조5543억원이 모였다. 이는 지난 6월 24일 SK바이오팜이 세운 최대 증거금 기록(30조9899억원)의 2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 청약이 끝났다고 해서 당장 저축은행으로 돈이 돌아오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상장된 종목들이 상장 이후 수익률이 나쁘지 않은데다, 다음달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까지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윤정 기자 fac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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