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빨래’(포스터)의 중국 투어 공연이 중단됐다. 최근 연예계를 강타한 중국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후폭풍이 공연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소극장 창작뮤지컬의 간판스타인 ‘빨래’는 지난 8월 10일부터 10월 2일까지 중국 5개 도시 6개 극장에서 투어 공연을 가질 예정이었다. 지난 10∼14일 상하이 공연은 문제 없이 마쳤지만 19일부터 9월 4일까지 예정됐던 베이징 공연은 지난 28일 막을 내렸다. 클리어씨 홀딩스와 씨에이치수박은 취소된 나머지 4곳의 공연에 출연할 예정이었던 배우들의 개런티를 절반 정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빨래’ 제작사인 씨에이치수박 관계자는 “클리어씨 홀딩스 측에서 한류와 관련해 홍보 및 마케팅이 쉽지 않은 현지 상황을 언급하며 투어 중단을 제안해 왔다”면서 “하지만 내년에 예정된 ‘빨래’의 중국어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중국 측에서 라이선스를 취득해 중국 배우들로 공연하는 것은 아직 문제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중국 진출을 노리던 한국 뮤지컬계도 차가워진 현지 분위기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의정부예술의전당이 제작한 뮤지컬 ‘별의 전설’은 내년 상하이에서 한국 배우들로 공연을 추진해 왔으나 최근 현지 파트너로부터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다. 또 뮤지컬 ‘리틀잭’의 제작사 HJ컬쳐는 오는 10월 상하이에서 한국 배우들로 쇼케이스를 열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한승원 HJ컬쳐 대표는 “중국측 파트너로부터 최근 한국 작품의 홍보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쇼케이스를 취소하는 대신 중국 배우들이 공연하는 라이선스 버전을 바로 선보이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오는 10월 13∼15일 상하이에서 열리는 ‘K뮤지컬 로드쇼’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한국 창작뮤지컬의 중국 진출을 위해 기획한 이 행사는 공모를 통해 ‘영웅’ ‘구름빵’ ‘셜록홈즈 : 앤더슨가의 비밀’ ‘마타하리’ 등 8편을 선정했다. 하지만 공연장 변경이 이뤄지는 등 중국측 공동 주최사가 지난 29일에야 당국에 행사 허가 신청을 낸 상태다.
배우 유인나(34)도 사드 보복의 희생양이 됐다. 출연 중이던 중국 후난위성TV의 28부작 드라마 ‘상애천사천년 2: 달빛 아래의 교환’에서 하차했다.
이 드라마는 2012년 tvN에서 방영된 ‘인현왕후의 남자’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한국판 원작 주연인 유인나가 같은 역할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이미 3분의 2 이상 촬영을 마친 상황이었는데 여주인공 교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대만배우 곽설부가 새롭게 합류했다.
‘상애천사천년 2’ 제작 컨설팅에 참여하고 있는 CJ E&M 측은 “유인나는 당초 8월 말까지 촬영하기로 돼있었는데 촬영 일정이 지연되면서 한국 스케줄과 겹쳐 제작사 측과 협의 하에 최종 하차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CJ와의 협업은 별다른 문제없이 진행 중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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