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김치 건들지 말라" 시민들 '분통'…日 '노노재팬' 다시 불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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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1.27. 오전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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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이어 일본까지 '김치 역사 왜곡'
시민들 "노노재팬 다시 활발히 해야"
'먹방' 유튜버 '햄지', 서경덕 교수 '김치 역사 흔들기' 반박
'먹방'으로 유명한 유튜버 '햄지'가 중국의 '김치 동북공정'에 항의하는 방송을 하고 있다. 사진=햄지 유튜버 채널 캡처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우리나라 전통음식인 김치를 두고 자기 나라의 김치라며 연일 목소리를 내는 중국과 일본에 대한 불만 섞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인 '노노재팬'이 다시 불붙는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김치 역사를 왜곡하는 중국 등 다른 나라도 문제지만 일본이 이제는 김치까지 건드렸다는 점에서 국민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최근 한국 전통 음식인 김치의 기원을 둘러싸고 한국과 중국 유튜버 등 논쟁이 일고 있는 가운데 김치는 중국 입장에서 파오차이(泡菜·절임채소)의 파생형이라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26일 일본 온라인 시사경제지 재팬비즈니스프레스(JBPress)는 '한중 김치 기원 논란으로 엿보는 한국의 반론 문화'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치는 파오차이의 파생형"이라는 주장을 폈다.

매체는 "중국이 국제표준화기구(ISO)로부터 인증을 받은 '파오차이'는 '소금에 절인 야채'라는 뜻이지만, '고려사'에 기술된 한국 최초의 김치는 제사의 제물인 '침채(沈菜)'로 절인 야채, 마늘, 생강을 넣고 만들어진 것"이라며 "파오차이와 김치의 원조인 침채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각 국가에서 각각의 풍토와 민족성, 생활 습관에 따라 조금씩 변화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한국 농수산식품유통공사를 인용해 2020년 8~12월 한국의 김치 수입량은 28만 1000t으로 수출량의 약 7배에 달한다며 "한국은 저렴한 중국산 김치 없이는 식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과 중국의 김치 기원 논쟁은 지난해 11월 중국 쓰촨 지방의 염장 채소인 '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을 받은 것을 두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는 '김치 종주국의 굴욕'이라고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논란이 지속하는 가운데 지난 20일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나는 식품 문제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지만, 내가 보기에는 파오차이는 소금 등에 절인 발효식품의 일종으로 일부 소수의 몇 개 나라와 지역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화 대변인은 "중국에는 이를 '파오차이'라고 부르고, 한반도와 중국의 조선족은 '김치' 라고 부른다"면서 "이런 것들은 서로 통하는 부분도 있지만 재료나 맛, 요리법 등은 각자의 장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김치와 파오차이가 같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시민들은 당장 분통을 터뜨렸다. 중국과 일본의 주장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과 함께 특히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다시 활발하게 해야 하는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관련 소식을 뉴스를 통해 접했다고 밝힌 40대 회사원 김 모씨는 "중국과 일본의 우리나라에 대한 역사 왜곡이 하루 이틀이 아니지만, 김치 등 음식까지 건드리는 것은 너무 나갔다"라며 "노노재팬 운동을 더욱 강력하게 해야 할 것 같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30대 직장인 박 모씨는 "김치는 우리나라 고유한 역사 그 자체다"라면서 "독도도 자기 땅이라고 우기더니 이제는 김치까지 걸고넘어진다, 황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중국 주장에 대한 국내 유튜버의 반박 영상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유튜버는 해당 영상으로 중국 소속사에서 계약을 종료 당하는 등 불이익을 받았지만, 굴하지 않고 지속해서 김치는 우리나라 전통 음식이라는 취지의 영상을 올리고 있다.

유명 '먹방' (음식 먹는 장면을 전문적으로 보이는 방송) 유튜버 '햄지'는 2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리얼먹방 김장 김치 담그기'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본인이 직접 김치를 담근 뒤, 돼지고기 수육과 맛있게 먹는 모습을 공개했다.

그는 영상을 올리면서 '11월에 우리 음식을 알리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업으로 제작한 콘텐츠'라고 표시했다.

앞서 햄지는 '김치 동북공정'에 나선 중국 유튜버 등을 향해 '김치는 한국 음식'이라며 소신 발언을 하고 중국 소속사에서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바 있다.

뉴욕타임스에 게재된 김치광고


중국과 일본의 김치에 대한 역사 왜곡이 일어나는 가운데 민간 차원에서의 반박도 이어지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 19일 뉴욕타임스에 '김치 광고'를 게재했다.

해당 광고는 18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 미주판 A섹션 5면과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유럽·아시아판)의 5면에 게재됐다.

광고 내용을 보면 '한국의 김치, 세계인을 위한 것'이라는 제목 아래 "김장 문화는 2013년 유네스코 인류 무형 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역사적으로 수천 년 동안 한국의 대표 음식 문화로 이어져 왔다"라는 문구가 실렸다. 또 "현재는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발효식품으로 자리매김했고, 한국의 김치는 세계인의 것이 됐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에 게재된 김치광고


서 교수는 "최근 중국의 어이없는 '김치 동북공정'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보단 김치에 관한 정확한 팩트를 간결하게 전 세계인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며 "뉴욕타임스 광고는 글로벌 리더들에게 홍보하기 위한 것이고, 광고 파일을 가지고 인스타그램 및 페이스북 등 여러 SNS를 통해 전 세계 네티즌들에게 함께 홍보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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