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에 766억 기부한 이수영 회장, 통장잔고의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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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11.10. 오전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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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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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 광원산업 회장. /조선DB

카이스트에 766억원을 기부한 수백억 자산가 이수영(85) 광원산업 회장이 자신만의 투자 비법을 소개하며 통장 잔고를 솔직하게 공개했다.

이 회장은 9일 방송된 TV조선 예능프로그램 ‘와카남’에 출연해 사업 철학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사업에는 비밀이 필요하다. 나의 움직임을 몰라야 한다”며 “눈여겨 본 땅이 있다면 주소부터 물어보라. 소유주와 주소만 있으면 인터넷으로 정보를 다 알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진 만큼만 투자해야 한다. 빚내서 어떻게 하나”라며 “(돈 벌고 싶으면) 낭비하지 말고 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장 잔액을 묻는 말에는 “마이너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는 마이너스 5억까지 쓸 수 있다”며 “돈이 필요하면 거기서 빼서 쓰면 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최근 구매한 충남 당진의 6800평 규모 땅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두 번의 암 투병을 이겨내고 텃밭 가꾸기 취미를 갖기 시작했다며 콩 농사를 짓는 모습을 보였다. 이 회장은 “먹거리 좋고, 기후 좋고, 수도권이랑 가까워 땅을 샀다. 여기 경전철이 들어온다”며 “평당 16만원에 싸게 샀다”고 밝혔다.

1936년생인 이 회장은 서울대 졸업 후 기자로 활동했다. 이후 1971년 광원목장을 설립해 축산업을 시작했고 1988년 부동산 전문기업인 광원산업을 창업했다. ‘기부왕’으로 불리는 이 회장은 총 90억원 상당의 미국 부동산과 676억원 상당의 국내 부동산을 카이스트에 기부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서남표 카이스트 전 총장의 연설을 듣고 ‘우리나라에 과학자의 필요성, 과학 발전과 국력’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내 마음을 흔들었다”며 “일본은 노벨상 수상자가 많이 나오는데 우리는 아직 배출하지 못했다”고 기부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이 회장은 통 큰 기부가 시작된 계기를 설명하면서는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나는 일제강점기에서 컸다. 나라 없는 슬픔과 6·25 아픔을 겪은 사람”이라며 “사람들이 너무 굶어서 배고픈 사람들의 몸이 부었다. 그때 우리 어머니가 음식을 하면 그 냄새를 맡고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게 내 마음속에 싹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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