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유역비 출연한 영화 '뮬란' 보이콧 확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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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8.16. 오전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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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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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 맡은 유역비, SNS서 中 지지…“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 발언도

중국계 미국 배우 류이페이(유역비)가 주연을 맡은 디즈니 영화 ‘뮬란’의 포스터. 디즈니 제공

범죄인, 반중국 정치인 등을 중국에 인도하는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지는 홍콩에서 내년 개봉을 앞둔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의 실사판 영화를 보이콧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화의 주연을 맡은 중국계 미국 배우 류이페이(劉亦菲ㆍ유역비)가 홍콩의 송환법 개정 반대 시위를 진압하려는 중국의 입장을 지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발단은 유역비가 14일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올린 글이었다. 유역비는 이날 자신의 웨이보에 “나도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는 글을 게시한지 얼마 되지 않아 “홍콩은 중국의 일부다.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고 한 차례 더 입장을 밝혔다. 홍콩에서는 송환법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공항 점거 등 연일 시위에 나서면서 경찰과 과격하게 충돌해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은 홍콩 시위를 테러로 규정, 홍콩에서 10분 거리인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에 집결한 군용차량 사진을 공개하고 무력 투입을 예고하는 등 양측의 갈등은 일촉즉발로 흘러가고 있다.

홍콩의 송환법 개정 반대 시위를 진압하려는 중국의 입장을 지지하고 나선 중국계 미국 배우 류이페이(유역비)의 웨이보(왼쪽)와 유역비가 주연인 디즈니 영화 '뮬란'을 보이콧하자고 제안하는 누리꾼의 트위터. 각 SNS 캡처

유역비의 발언을 접한 홍콩 시민들은 즉각 분노하며 그가 출연 예정인 영화 ‘뮬란’의 관람을 거부하자는 의견을 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은 아버지를 위해 남장을 하고 전쟁에서 활약한 목란(木蘭)의 설화를 각색한 작품으로, 유역비는 내년에 개봉하는 실사판 영화에서 뮬란 역을 맡았다. 이 같은 ‘뮬란 보이콧 운동’은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는 의미를 담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세계로 퍼지고 있다. ‘BoycottMulan’(보이콧 뮬란)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유역비에 대한 비판과 함께 홍콩에 대한 응원의 글을 올리는 방식이다. 전 세계 누리꾼들은 “유역비는 자유를 억압하는 중국을 지지했다”, “그는 지금 민주주의와 자유, 인권에 침을 뱉고 있다”고 혹평했다.

유역비뿐 아니라 한국에서 데뷔한 중국계 아이돌 등 중국의 유명 연예인들은 잇따라 송환법 개정 반대 시위를 진압하는 중국의 편을 들면서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고 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중국 시장을 의식한 입장 표명일 확률이 높다”며 “연예인 입장에서는 중국 이해관계에 반대되는 주장을 하면 중국 활동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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