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락돈까스 [영등포시장/영등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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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2. 14.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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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분류: 한국식 정파 왕돈까스류
가격: 7,000원 (돈까스)
좌석: 40여 석
방문: 2018/02

희락돈까스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영등포동2가 4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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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 영등포 근처에 올 일이 생겨 옳다구나 하고 영등포구 첫 돈까스 가게를 방문하기로 했다. 주인공은 영등포를 30년간 지배한(30년 전통) 희락돈까스. 약간은 을씨년스러운 영등포 시장 바로 옆 주차장 앞에 늠름한 자태로 그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돈까스 메뉴는 두 가지인데 소스만 다르므로 결국 크게 다른건 아닐 듯. 돈까스로 유명한 것 치고는 다른 식사메뉴도 많은 편인데, 대개 왕돈까스류는 기사식당에서 발전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된다. 음료가 어떻게 나오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천 원이라는 점이 인상 깊다.

 과정을 봤을 때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텐데, 공교롭게도 내 앞에 8명 단체 손님이 있어서 음식 나오기 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그래도 뭐 엄청 오래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일단 접시를 보자마자 모두 감탄했을 텐데 돈까스 면적이 접시의 반을 넘어간다. 그렇다고 접시가 작냐하면 일반 왕돈까스류를 담는 큰 접시다. 돈까스캠프만 보고도 "와 크다..." 했는데, 막상 다녀보면 중원은 넓고 강호는 많은 법. 덩어리가 크면 그만큼 인간 본성을 자극하는 부분이 없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대개는 크기에 집착하여 중요한 부분에 결함이 생기므로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희락돈까스는 겉으로는 큰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 그 외에 밥과 계란 후라이 밑으로 살짝 보이는 양배추, 마카로니, 단무지 그리고 국물로 구성돼 있다.

 한국식 돈까스 튀김옷이면서도 군데군데 입자가 큰 빵가루가 눈에 띈다. 돈까스가 워낙 커서 그런지 소스로 뒤덮은 수준은 아니라 소스가 묻지 않은 부분이 존재한다. 하긴 워낙 큰데 그리 두껍지는 않으니 소스로 뒤덮으면 소스맛 밖에 안 날 가능성이 크다.

 두께는 한국식 중에서도 얇은 편. 아마 다른 왕돈까스와 고기량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열심히 두드려 얇게 폈을 뿐. 오픈형 주방이라 돈까스 만들고 튀기는 과정을 볼 수 있었는데 고기가 마치 이탈리아 피자 도우처럼 거의 얇은 막 수준이었다.

 크고 얇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과조리가 되거나 골고루 튀겨지지 않을 수 있는데, 튀긴 상태만 봐서는 꽤 훌륭하다. 특별히 과하게 튀겼거나 잘못된 부분은 없고 바삭바삭하다. 고기가 얇다 보니 상대적으로 튀김옷 맛이 많이 나, 게중 특히 튀김옷이 두꺼운 부분에서는 마치 과자 중 "닭다리" 와 비슷한 맛이 난다.

 소스는 어제 가나 점보돈까스와 비슷한 브라운소스인데, 토마토의 새콤한 맛이 좀 더 느껴졌다. 결과적으로 어제보다 좀 더 맛의 균형이 괜찮았다. 하지만 여전히 단맛이 강하고 짠맛이 부족해 단짠의 조화가 아쉬움.

 오늘도 사이드가 재밌다. 일단 계란후라이. 코코로식탁처럼 아마추어의 써니 사이드 업 대신 그냥 평범한 계란 후라이를 얹었는데 적당한 반숙으로 맛이 훨씬 낫다. 다만 위치가 좀 아쉬운데, 케첩 뿌린 두꺼운 양배추 위에 얹으니 엄청 익숙한 맛, 바로 길거리 토스트의 그 맛이 났다. 토스트야 간결성이 중요한 음식이니 그렇다치는데 샐러드 위에 얹으니 숨이 다 죽고 뜨뜻 미지근 한게 전혀 샐러드의 소임을 다 할 수 없었다. 나는 밥 위로 옮겨 노른자를 터트려 먹었는데, 이처럼 밥이나 돈까스 위에 얹는 편이 좀 더 낫지 않을까?

 마카로니는 마요네즈도 살짝 부족하며 식감이 탱탱하지 않고 살짝 흐물거려 내 취향에서는 벗어난다. 

 밥...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탄수화물 섭취라는데에 의의가 있다.

 김치를 따로 덜어먹도록 테이블에 놓아두었는데 아무래도 짠맛, 신맛이 부족하고 느끼하다보니 조금 먹어봤다. 그런데 이건 김치의 탈을 쓴 겉절이로 신맛은 전혀 없는데다가 고추가루 폭탄이라 엄청 찝찝한 매운 맛을 더한다. 항상 이런 김치를 낸다면 부디 재고하여 다른 김치를 쓰기를...

 돈까스만 놓고 보면 괜찮은 편이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무지막지하게 크고 넓으며 얇아서 자칫 잘못하면 튀김 자체가 나빠질 수도 있는데 잘 튀겼다. 다만 계란을 제외한 사이드와 소스 등이 모두 조금씩 문제점을 안고 있어, 이것들이 다 모이니 살짝 피곤하다. 디테일에 좀만 신경 쓴다면 더 괜찮은 한 상이 될 것이다.

-Rank-
평범한 돈까스집(★)

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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