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 부족한 혹한기 죽은 동물 사체 일상적으로 먹어
평소 천적인 스라소니, 동족 토끼, 뇌조 깃털도 메뉴에
마이클 피어스 캐나다 앨버타대 생태학자 등 연구자들은 북극에 인접한 캐나다 북서부 유콘 준주에서 눈덧신토끼가 다양한 종류의 동물 사체를 먹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과학저널 ‘노스웨스턴 내추럴리스트’ 최근호에 보고했다.
연구 지역에 동물 사체 161구를 놓고 2∼4m 떨어진 곳에 무인카메라를 설치해 조사했는데, 토끼는 이 가운데 12.4%인 20구를 먹었다. 토끼의 주요 포식자인 캐나다스라소니와 동족인 토끼 사체도 먹이에 포함됐다. 또 흰멧새, 뇌조, 아비 등 새들의 사체에도 입을 댔다.
뇌조 사체는 가장 즐겨 찾은 사체였다. 특히 토끼는 이 새의 깃털을 뽑아 먹는 행동을 지속해서 보였다. 한 토끼는 까마귀가 뇌조 사체를 물고간 뒤 남아있는 깃털을 먹었고, 다른 토끼는 스라소니가 먹고 남긴 날개 한 쪽을 눈밭 속에서 파내 물고 갔다.
연구자들은 토끼가 깃털을 먹는 이유로 논병아리의 예처럼 소화를 촉진하거나 장내 세균 군을 바꾸려는 목적, 또는 단순히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자들은 초식동물의 사체 청소 이유로 먹이 부족, 꼭 필요한 영양분 섭취, 사체가 풍부한 기회 활용 등을 꼽았다. 따라서 ”눈덧신토끼가 다양한 사체를 먹는 행동도 겨울철 먹이와 영양소 부족을 메꾸기 위해서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 사체를 먹는 눈덧신토끼 내셔널지오그래픽 동영상
Michael JL Peers et al, Scavenging By Snowshoe Hares (Lepus americanus) In Yukon, Canada, Northwestern Naturalist, 99(3):232-235.https://doi.org/10.1898/NWN18-05.1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한겨레를 보는 정말 쉬운 방법]
[네이버 메인에서 한겨레 받아보기] [영상+뉴스=영상플러스!]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