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Re:뷰] 노원, 강남3구 뛰어넘은 강세… 재건축 이슈에 각종 호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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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7.07. 오전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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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노원, 아파트값 1년 새 50~60% 급등

[편집자주][수지Re:뷰]는 ‘강수지 기자의 Real estate View’의 합성어입니다. 쏟아지는 부동산 정보의 홍수와 관련 정책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장을 직접 찾아 올바른 투자 정보를 독자 여러분께 전달하겠습니다.

재건축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3단지 58㎡은 4월24일 8억3500만원(12층)에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고 6월 들어 호가가 9억원에 형성됐다. 사진은 상계주공3단지 전경. /사진=강수지 기자
서울 노원구 아파트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발표한 6월4주(28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노원구 아파트 매매가는 중계동·상계동 재건축 추진 단지 위주로 전주보다 0.26% 상승했다. 12주 연속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줄곧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견인해 온 서초(0.17%)·강남(0.15%)·송파(0.15%)보다도 오름폭이 크다.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피한 노원구는 재건축 단지에 투자 수요가 집중되며 반사효과를 얻고 있다는 게 지역 중개업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중개업계는 7월부터 무주택자 대출 규제가 완화되면서 서울 외곽 아파트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건축 이슈에 각종 호재… 치솟는 노원 아파트값


서울 동북부에 위치한 노원구는 전통적으로 주거지역으로서 집값이 싼 곳이란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풍부한 공교육 시설과 사교육 인프라로 교육열이 높은 동네라는 평가도 형성돼 왔고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부모들에게는 인기와 호감도가 줄곧 높았다.

각종 호재도 예정돼 있다. 창동차량기지 18만㎡, 도봉운전면허시험장 6만7420㎡ 이전으로 개발 면적 약 24만7000㎡을 확보하면서 노원역과 창동역을 중심으로 ‘신경제중심지 개발’이 예정돼 있다. 대규모 개발을 꾀하고 있는 이곳엔 ‘서울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S-BMC) 조성이 계획돼 있으며 노원서울대병원 건립설도 이어지고 있다. 월계동 광운대역 물류부지에는 최고 49층 높이로 상업·주거시설 등이 들어서는 광운대 역세권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인근 공인중개사 A씨는 “10년 후엔 노원구의 그림이 달라질 것”이라며 “각종 개발이 완료되면 지금보다 더 많은 젊은 층이 몰릴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 광운대역 물류부지에는 최고 49층 높이로 상업·주거시설 등이 들어서는 광운대 역세권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3월22일 광운대 역세권개발사업이 진행되는 광운대역 일대 물류부지. /사진=뉴스1
노원구 아파트값은 1년 새 50~60%가량 급등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6월18일 4억원(1층)에 거래됐던 중계동 중계그린 50㎡(전용면적)는 올 6월16일 6억5000만원(1층)에 거래를 마쳤다. 1년 새 2억5000만원 뛰었다. 지난해 5월28일 4억8000만원(13층)에 거래됐던 같은 단지 60㎡는 올 5월5일 7억5000만원(10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1년도 안돼 2억7000만원이 뛴 것이다.

재건축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상계주공3단지 58㎡은 4월24일 8억3500만원(12층)에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고 6월 들어 호가가 9억원에 형성됐다. 84㎡는 올 초 9억원대 중후반에서 거래됐으나 현재 호가는 14억원까지 치솟았다. 또 다른 재건축 예비안전진단 통과 단지인 상계미도 88㎡는 올 2월2일 9억1000만원(14층)에 신고가를 썼다. 지난해 2월13일 5억9000만원(9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3억2000만원이 치솟은 셈이다.

부동산업계는 노원 인근 집값을 끌어들이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재건축 이슈’를 꼽고 있다. 노원구는 1980년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됐다. 이에 재건축 연한이 다가온 단지가 39개, 약 6만가구에 이른다. 이들 가운데 23개 단지가 재건축을 준비하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태영호(국민의힘·서울 강남갑) 의원실이 국회입법조사처로부터 받은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지어진 지 30년 넘은 아파트가 가장 많은 자치구는 노원구로 모두 615개동에 달한다. 2위 송파구(453개동)와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재건축 이슈가 있는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면서 인근 단지의 매매가격도 끌어올리고 있는 모양새다. 공인중개사 A씨는 “노원은 재건축을 준비하고 있는 단지가 워낙 많아 ‘핫’하다”며 “1년 동안 집값이 정말 많이 올랐고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압구정·여의도·목동 등 주요 재건축 단지가 지난 4월 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지만 노원구는 지정 대상을 피했다”며 “이로 인한 반사효과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 노원구 아파트값은 1년 새 50~60%가량 급등했다. 사진은 상계주공6단지 전경. /사진=강수지 기자


무주택자 대출규제 완화… 2030 몰려온다


7월부터 무주택자 대출규제가 완화되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나 2030세대 등의 수요가 몰리며 중저가 아파트 매수세는 더욱 커질 것이란 게 부동산업계의 예상이다.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돼 있는 노원구에 시선이 쏠리는 또 다른 이유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우대혜택은 기존 10%포인트에서 최대 20%포인트로 상승한다. 서울 등 투기지역·과열지구에선 LTV가 최대 60%(종전 50%), 조정대상지역에선 최대 70%(종전 60%)까지 허용된다. 대출 한도는 4억원이다. LTV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집값 기준은 6억원에서 9억원(조정대상지역은 5억→8억원)으로, 소득기준도 부부합산 8000만원에서 9000만원(생애최초 9000만→1억원)으로 완화된다.

노원구 상계동 인근 공인중개사 B씨는 “투자 목적도 많지만 실수요자 문의도 많다”며 “학군도 좋고 편의시설도 잘 돼 있어 2030세대와 신혼부부 이주 문의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원구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파트값이 오르지 않다가 지난해부터 급격히 오른 것이 흠이라면 흠”이라고 덧붙였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노원은 서울 외곽이라도 여러 호재가 있고 주거환경과 학군 수요 등이 잘 갖춰져 있는 편이어서 실수요들의 관심이 높다”며 “부동산정책을 세울 때 강남보다는 강북권 주거 개선 의지가 높은 점도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대지지분이 넓어야 사업성이 개선될 수 있고 인센티브 등이 개발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점을 유의해서 알아봐야 할 것”이라며 “가격만 쫓아갈 경우 추가적인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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