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택배상자 사진 보고 집 주소 알아내… 범행 전 ‘급소’ ‘빨리 죽이는 법’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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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4.06. 오후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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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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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신상 공개된 ‘세 모녀’ 살해범 김태현(24) / 속속 드러나는 계획범행 증거에도… “큰딸만 살해하려 했다” A씨 모친·여동생 살해는 우발 주장 / 경찰 이르면 오늘 사이코패스 검사 실시 예정

‘노원 세 모녀 살해’ 피의자인 1996년생(만 24세) 김태현. 서울경찰청은 지난 5일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김태현의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서울경찰청 제공

서울 노원구에서 세 모녀를 연속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김태현(24)은 퀵서비스 배달 기사로 위장해 세 모녀의 집에 침입했으며, 범행 전 자신의 휴대전화에서 ‘급소’, ‘사람을 빨리 죽이는 방법’ 등을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5일 오후 3시부터 특정강력범죄 피의자의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개최해 논의한 끝에 1996년생(만 24세) 김태현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경찰은 “3명의 피해자를 모두 살해하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고, 충분한 증거가 확보됐다”면서 “잔인한 범죄로 사회 불안을 야기했고,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임을 고려했다”고 공개를 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동아일보, SBS 등에 따르면 김태현은 지난달 23일 오후 8시30분쯤 퀵 기사로 위장해 피해자 A씨 자택을 침입했고, 범행 전 자신의 휴대전화로 ‘급소’, ‘빨리 죽이는 법’ 등을 검색했다.

노원 세 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김태현(24)이 지난 4일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이런 정황이 김태현의 ‘계획범행’을 뒷받침하는 가운데, 실제 세 모녀의 시신 부검 결과 피해자들은 모두 경동맥이 지나가는 목 부근에 치명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김태현은 범행 후 갈아입을 옷까지 미리 준비해가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그러나 김태현은 평소 알고 지내던 큰딸(A씨)만 살해할 생각으로 찾아갔다며 A씨의 모친이나 작은딸까지 살해할 계획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연속 살인에 대해 ‘우발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

그는 범행 후 피해자 집에 머물며 자신의 휴대전화 메시지 등을 모두 삭제하고 초기화를 시도했지만, 경찰이 디지털포렌식으로 검색 기록을 찾아냈다.

경찰 관계자는 “김태현은 범행 뒤 피해자의 집에서 흉기로 목과 팔 등을 자해했지만 의식을 잃지는 않았다”며 “출혈로 몸에 수분이 떨어지자 냉장고에서 물과 우유 등을 닥치는 대로 꺼내 마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태현을 3번 불러 조사했으며, 이르면 6일 그에 대한 사이코패스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세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된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 지난 26일 오전 폴리스라인이 쳐 있는 모습. 뉴스1

김태현은 범행 당일인 23일 한 슈퍼에 들어가 흉기를 사전에 훔쳤다고 진술했다. 혹시 가게 주인이 의심할까 훔친 흉기는 숨기고, 현금으로 다른 물건을 구매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한 온라인 게임 이용자 모임에서 A씨를 만난 이후 줄곧 스토킹해왔고, A씨가 그의 구애를 거부하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태현은 당시 모임에서도 말다툼을 벌여 A씨는 물론 참석자들 전원이 그의 전화 등을 차단하기도 했다.

그는 A씨가 모바일 메신저에 올린 ‘택배상자가 노출된 사진’을 보고 A씨의 주소를 알아냈고 이후 집으로 계속 찾아갔다.

A씨는 생전 지인에게 김태현을 ‘검은 패딩’으로 지칭하며, 귀가할 때마다 돌아서 간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현재 구속 상태인 김태현은 이르면 8일 검찰로 송치될 예정으로, 이 과정에서 취재진에 실물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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