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볼리비아 사태 극적 전개 우려…제3국 개입없이 해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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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11.11. 오후 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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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렘린궁·외무부 논평…"모랄레스 러시아 망명 요청은 없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중남미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선거 부정 논란 속에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 러시아는 볼리비아 정국 혼란 사태가 외부 개입 없이 합법적으로 해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사태가 법률에 근거해 외부 개입 없이 해결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에게 냉정을 촉구하며 볼리비아 사태의 진전이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지길 바란다"면서 "또 우리는 볼리비아인들이 자신들의 운명을 어떤 제3국의 개입도 없이 스스로 결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모랄레스 대통령의 러시아 망명 가능성과 관련 "모랄레스나 그의 대표자들과 아무런 접촉도 없었으며 누구도 망명처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 볼리비아 사태와 관련한 공보실 명의의 논평을 내고 "야권에 의해 촉발된 폭력의 물결이 모랄레스 대통령의 임기 종료를 가로막은 볼리비아 사태의 극적 전개를 우려를 갖고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부 정치 위기 과정에서 대화를 통한 건설적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볼리비아) 정부의 노력이 (외부에서) 조율된 쿠데타 시나리오에 따른 사건들로 무산됐다"며 서방이 볼리비아 야권의 모랄레스 대통령 정권 전복 시도를 지원했음을 시사했다.

외무부는 이어 "볼리비아 모든 정치 세력의 상식과 책임을 촉구하며 평화와 안정, 국정 회복, 모든 국민의 권리 보장, 국가의 사회경제 발전 등을 위한 헌법적 해결책이 찾아지길 호소한다"고 주문했다.

볼리비아에선 지난달 20일 대선에서 모랄레스 대통령이 40%의 득표율로 승리했다는 개표 결과가 나온 뒤 부정 개표 논란을 둘러싸고 야권의 거센 반정부 시위가 계속돼 왔다.

국제사회도 우려를 나타내며 대선 결과 무효화나 결선 투표 실시를 촉구해 왔다.

이 와중에 내년 1월 임기 종료를 앞둔 모랄레스 대통령은 전날 TV 연설을 통해 "대통령직에서 물러난다"며 자진 사퇴를 밝혔다.

지난 2006년 1월 볼리비아 첫 원주민 대통령으로 집권한 좌파 모랄레스 대통령은 거의 14년 만에 권력에서 물러나게 됐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함께 중남미 반미 좌파 국가들의 선봉장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러시아는 두 지도자 모두와 우호적 관계를 맺어 왔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 7월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고 일련의 협력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왼쪽)이 지난 7월 1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리아노보스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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