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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호의 PM 6:29] 소사의 건강야구 비결은 ‘내추럴’

기사입력 2018.06.04. 오후 03:46 최종수정 2018.06.06. 오후 03:55 기사원문
LG 소사가 지난 2일 잠실구장에서 체력훈련 도중 우측 어깨 근육을 드러내고 있다. LG 트윈스 제공

그냥 들으면 실없는 농담 같다. LG 헨리 소사(33)는 같은 질문에 우스갯소리하듯 답한다. “나 따라 내 나라 도미니카로 가서 내 식으로 딱 몇 달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 힘 센 ‘장사’로 만들어줄 수 있다”고.

김현욱 LG 트레이닝 코치 만큼은 그 얘기를 그냥 흘려듣지 않는다. 쌍방울과 삼성에서 10년 이상 선수생활을 거쳐 삼성 트레이닝 및 투수 파트 코치로 뛰며 적잖은 외국인투수들의 몸과 체력을 살펴온 그가 보기에도 소사의 근력은 특별하기 때문이다.

소사는 2012년 KIA 입단 뒤 KBO리그에서 7년째를 보내고 있다. 어느 시즌에도 톱이 된 적은 없지만, 부상 때문에 전력에서 이탈해본 적이 없다. 요즘 외국인투수들에게 우선 요구되는 ‘건강’을 제대로 입증해온 투수다. 올 시즌 12경기에 등판한 소사는 86이닝을 소화해 최다 이닝 투수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1.88로 가장 낮다. 남다른 건강에 기술이 더해지며 톱클래스 선발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소사가 으레 근육 얘기에 ‘도미니카 동행’을 제안하는 것은, 어린 시절 훈련법을 추억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사는 스스로 “난 특별한 하드웨어를 타고난 근육형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한다. 대신 어린 나이부터 운동선수가 되려는 신념이 워낙 강했다. 어디서든 열심히 몸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 시절 그의 고향에는 갖춰진 트레이닝 기구가 없었다. 소사는 도미니카공화국의 자연을 체력훈련장 삼아 뛰어다녔다. 러닝 머신 대신 바닷가 모래 위를 질주했고, 크로스컨트리하듯 산을 탔다. 바벨 대신에 무거운 돌덩이나 통나무를 운동기구로 삼았다. 여기까지가 소사가 심심찮게 전하는 ‘자서전’ 같은 이야기. 소사의 고향은 자연 훈련을 하기에 최적지였다.

소사의 몸에는 도드라진 부위가 있다. 바로 우측을 어깨를 지탱하는 삼각근이다. 야구인들은 이를 흔히 ‘어깨뽕’이라고 부른다. 한국 선수 가운데 이 곳이 가장 발달된 선수는 미국 메이저리그 토론토에서 뛰는 오승환이다. 운동능력 측정기인 사이벡스로 삼각근을 체크하면, 해당 선수의 어깨 근력이 나온다. 어깨 주변 근육이 강하면, 부상 위험은 줄이면서 피로 회복 속도는 올릴 수 있는데 소사가 바로 그런 조건을 갖추고 있다.

김현욱 코치는 “소사의 벗은 몸을 보면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어깨 주변 근육이 정말 두툼한데, 국내 선수들 중 그만한 어깨 근육을 갖춘 선수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소사의 어깨 근육은 지금도 커가고 있다. 지금은 현대식 운동기구도 잘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코치는 “소사의 운동 스타일이 아주 교과서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훈련 자세는 아주 성실하다. 귀도 열려 있어 근력을 잘 유지하고 키워가고 있다”고 전했다.

소사는 여기에 특별한 ‘피칭 유연성’을 자랑한다.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유연성보다 공을 던질 때의 유연성이 뛰어난 경우다. 이런 강점은 올 시즌 오른팔 각도를 올리는 등의 기술적 변화와 시너지 효과를 내며 큰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

소사의 어깨를 만든 도미니카공화국의 자연. 소사의 어깨는 또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 일단 올해 LG의 승리가 그곳에서 나오고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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