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검사' 앞세우는 '보이스피싱'…매일 67건·6.7억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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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5.16. 오후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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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사건 3년 만에 증가…피해액도 2000억 넘어
60대 아닌 40~50대 남성·20~30대 여성이 타깃
연도별 보이스피싱 현황. 자료/경찰청. © News1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지난해 보이스피싱 사기로 매일 67건, 6억7000만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해자들은 대출사기·기관사칭을 통해 대부분 캐피탈과 검사(검찰)를 사칭해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은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이 2470억원, 발생건수 2만4259건으로 전년(1468억원, 1만7040건)보다 각각 68.3%, 42.4% 늘었다고 16일 밝혔다. 2014년 이후 2년 연속 줄었던 발생 건수는 3년 만에 다시 증가했다. 피해금액도 2년 만에 2000억원을 넘어섰다.

2016년 기준으로 하루 평균 4억원 수준이었던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은 6억7000만원으로 늘었고, 피해건수도 46.6건에서 67건으로 증가했다.

올해도 사정은 비슷하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집계된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만 1184억원·1만1196건이다. 올해는 상반기가 채 지나지도 않았지만, 지난해 피해금액의 절반에 육박한 수준이다.

보이스피싱 피해는 금융기관을 사칭한 대출사기가 대부분이었다. 대출사기는 전체 보이스피싱 발생건수의 81%, 피해금액의 66%를 차지했다.

대출사기는 Δ금융기관을 사칭해 이용 중인 금리보다 싼 금리로 대출해 주겠다는 대환대출 Δ신용등급 상향 Δ보험료, 공증료 납부로 대출에 필요하다며 갖은 명목으로 선(先)입금을 요구하는 수법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환대출 수법은 저금리 대출을 해준다며 고금리 추가대출을 받아 범행계좌로 상환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에 피해규모가 건당 평균 1100만원"이라고 말했다.

가해자들은 주로 Δ캐피탈(33.3%, 3017건) Δ시중은행(28.2%, 2555건) Δ저축은행(21%, 1901건) Δ특수은행(9%, 819건) Δ대부업체(3%, 269건)순으로 금융기관을 사칭했다. 피해자는 40·50대 남성이 전체 37%였다.

정부기관 가운데선 가해자들은 검사를 사칭했다. 검사(검찰)사칭 범행으로 인한 피해사례가 1590건으로 전체 기관사칭형 2130건 중 절반 이상(74.6%)을 차지했다.

기관사칭 사기 피해자는 10명 중 7명이 20~30대 여성이었다. 주로 피해금을 사기범이 알려준 계좌로 이체(50%) 하거나 금융감독원 직원 등을 사칭한 범인에게 직접 건네는 사례(42%)가 많았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피해가 증가하는 이유로는 Δ법죄수법의 진화 Δ경각심 둔화 Δ인식과 현실의 차이를 꼽았다. 특히 금감원 직원 등의 신분을 사칭, 피해자와 직접 만나 편취하는 수법이 증가하는 등 범죄수법이 다양해졌다.

피해자 대상도 현실과는 다르다. 대부분 보이스피싱의 주된 피해자는 60대 이상 여성이라고 인식(54%)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40~50대 남성(31%)과 20~30대여성(23.6%)이 가장 많았다. 60대 이상 여성 비율은 3.8%에 불과했다.

경찰 관계자는 "기관사칭형 피해가 집중된 20·30대 여성이나 대출사기형 피해가 집중된 40·50대 남성 모두 스스로가 보이스피싱의 주된 피해대상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m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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