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 화장실에 카메라 설치한 교장…황당 해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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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10.30. 오전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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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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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초등학교 교장이 여교사 화장실에 불법 촬영 카메라를 설치해 경찰에 긴급체포됐습니다.

조윤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경기도 안양의 한 초등학교 여교사 화장실에서 발견된 휴지 담는 상자입니다.

판다 그림 한쪽 눈에 초소형 카메라가 설치됐습니다.

이 카메라를 설치한 사람은 학교 교장인 50대 남성 A 씨였습니다.

A 씨는 인터넷으로 구매한 초소형카메라를 여교사 화장실에 직접 설치해 신체 일부를 불법으로 촬영한 혐의로 어제(28일) 경찰에 긴급체포됐습니다.

교장 A 씨는 화장실에서 몰래카메라를 발견한 교사의 신고도 방해하려 했습니다.

A 씨는 "수사가 시작되면 모든 사람이 용의선상에 오르는데, 복잡한 상황을 감수하면서까지 신고해야겠냐"며 신고를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피해자가 직접 신고하는 게 아니라, 교장이 신고하도록 돼있다"고도 주장했는데, 교육청 지침에는 "불법 촬영 카메라 발견 시 지체 없이 경찰에 신고하라"고 명시돼있습니다.

경찰은 교장실과 A 씨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에서 불법촬영물을 발견했습니다.

[홍정윤/경기교사노조 사무총장 : 학교장일 거라고는 당연히 생각을 못하셨던 것 같고요. '사진들이 혹시 외부로 유출된 건 아닌가?' 그런 걱정들도 많으신 것 같습니다. 한두 명의 선생님들이 방문하신 화장실이 아니잖아요.]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여교사 화장실뿐만 아니라 교무실과 교장실에도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 씨는 경찰에 "구매한 카메라가 잘 작동하는지 시험하거나 회의 내용 등을 까먹지 않기 위해 화장실과 교장실 등에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했고, A 씨를 즉시 직위 해제했습니다.

경찰은 A 씨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포렌식을 진행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하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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