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그라들지않는 박지원 상왕론…'딜레마' 빠진 安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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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7.04.22. 오후 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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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말실수· ‘상왕론’ 비판 거세지만, 선거경험 풍부해 ‘대체 불가 존재감’ / “朴 대표 역량·부담 동시에 떠안아야”
“만일 안철수 후보가 당선된다면 일등공신도 박지원(사진) 대표, 떨어진다면 1등 패인도 박 대표일 것이다.”

국민의당 주변에서 나오는 말이다. 박지원 대표 겸 상임선대위원장의 이중적인 당내 위상을 보여준다. 최근 박 대표의 잇단 말실수와 범보수 후보 측의 ‘상왕(上王)론’ 공세는 안 후보의 표 확장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2선 후퇴론’이 사그라들지 않는 이유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대한 ‘주포’(主砲) 역할과 험지 유세를 마다하지 않는 그의 ‘전투력’과 노회함을 대체할 인사가 없다. 큰 선거를 치른 경험이 풍부한 인사들이 많지 않은 국민의당으로선 박 대표의 개인 역량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21일 “(박 대표) 그분이 하루에 (선거 유세를 위해) 9곳을 뛰고 있다”며 “박 대표가 나서서 하지 않으면 인적·물적으로 딸리는 가내수공업 같은 선대위가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원 수, 지역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선거전략이 이슈 공방에 치우치다보니 박 대표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 안 후보의 ‘방패막이’ 역할도 만만치 않다.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관한 안 후보의 입장 변화에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측이 “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정해놓고 후보만 찬성한다”고 비난하자, 박 대표는 “후보 (입장) 중심으로 당론 수정을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사드 배치 당론 논란의 책임을 본인이 떠안겠다는 것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대선후보 초청 편집인협회 세미나에 참석해 언론인들의 질문에 답변 하고 있다. 남제현기자

하지만 공방의 한복판에 서있는 그의 설화(舌禍)는 당과 안 후보에 부담이다.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7일 전주 유세에서 “(민주당) 문 후보는 대북송금 특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완전히 골로 보냈다”고 말했다가 시대착오적인 지역주의라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 18일 전남 광양 유세에서는 “문 후보가 대구에서 대통령 당선이 안 되면 대구 강물에 빠져 죽겠다고 했다”고 말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저의 실수였다”고 사과해야 했다.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박지원의 수렴청정을 받을 것’이라는 취지의 ‘박지원 상왕론’ 공세도 거세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날 “당내에서 안 후보의 지지세 확장을 위해 박 대표의 2선 후퇴를 요구하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 측은 그러나 고려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박 대표의 역량과 부담을 동시에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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