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트렌드라더니… 식어버린 '컨소시엄 재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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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8.30. 오전 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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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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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의 비용을 절감하고 입찰경쟁 부담이나 사업 리스크를 줄여줘 각광받던 컨소시엄 재개발·재건축이 조합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일부 조합원이 컨소시엄에 반대하는 이유는 최근 몇몇 컨소시엄 시공사가 아파트 하자문제 등을 놓고 서로 책임을 떠미는 사례가 생겨 이미지가 나빠졌기 때문이다. 더 실질적인 이유를 들어보면 컨소시엄 시공사일 경우 경쟁률이 낮으므로 조합에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낮다는 게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한남뉴타운 전경. / 사진=머니투데이

◆컨소시엄 거부하는 조합원들 왜?

용산기지 개발과 남북 철도교류의 가능성이 열림에 따라 서울 최고 입지로 기대를 모으는 한남뉴타운 3구역 재개발사업이 시공사 선정절차에 돌입했다. 공사 예정가격은 약 1조8880억원으로 재개발 사상 역대 최대 규모다.

조합원들에 따르면 지금까지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고 알려진 건설사는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등으로 대형건설사 톱5 대부분이 입찰경쟁에 뛰어들 전망이다. 실제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 명단은 다음달 2일 열리는 현장설명회에서 밝혀질 예정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일부 조합원이 컨소시엄 입찰에 반대하면서 갈등을 보이는 양상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남3구역은 지난 24일 입찰공고를 내고 시공사 선정절차에 착수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686번지 일대 38만6396㎡를 개발하는 한남3구역 공사는 지하6층~지상22층 아파트 197개동 5816세대 규모의 대단지다.

한남3구역 조합 관계자는 "부동산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입지인데 한남3구역의 입지는 대한민국 최고라는 자부심이 있다"면서 "단독 입찰이 많을수록 조합원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데다 시간을 단축하고 비리의 개연성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남3구역 일부 조합원은 입찰자격에 컨소시엄 불가방침을 포함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서를 만들어 서명을 받은 결과 61.7%가 단독 시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이 이처럼 컨소시엄 시공에 반대하는 이유는 최근 일부 아파트에서 발생한 사례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SK건설 컨소시엄이 시공한 서울 강동구 고덕그라시움의 입주예정자 일부는 저렴한 자재 사용과 커뮤니티시설 부실 등이 발견됐는데도 시공사들이 서로 책임을 떠넘겼다고 주장했다.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이 시공한 송파구 헬리오시티는 시스템에어컨 등의 문제를 두고 입주자 비상대책위원회가 항의하는 일이 발생했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의 다른 조합 관계자는 "이를테면 3개 경쟁사가 각자 낸 설계 중에 하나를 고르는 것과 3개 경쟁사가 상의해서 만든 설계의 퀄리티를 비교해 생각해보면 어느 쪽이 나을지는 답이 분명하다"면서 "요즘은 프리미엄브랜드를 많이 사용하는데 컨소시엄일 경우 프리미엄브랜드를 사용할 수 없는 점도 문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조합원들의 이런 주장에 반박하는 의견도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데는 어느 정도 공감이 가지만 비리 등은 연관이 없다"면서 "주택경기가 안좋아서 시공사 입장에선 컨소시엄 시공의 비용절감 등이 큰 이점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남3구역은 조합원 일부가 재개발사업에 반대하며 서울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 1심에서 승소했다. 다음달 2심 결과를 기다리는 가운데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어 리스크가 있다. 또한 정부가 최근 발표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날 수 있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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