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아파트 거래비중 ‘반토막’… 규제피한 9억이하는 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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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2.12. 오후 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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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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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억원 초과 대출 중단 영향

서울지역 아파트 희비 엇갈려

"전세 매물 품귀 현상 맞물려

9억이하 집값 상승 이어질듯"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앞에서 한 시민이 아파트 매매 및 전·월세 정보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12·16대책 발표 한달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의 12·16 대책 발표 이후 서울지역 9억이하 아파트 인기가 치솟고 있다. 대출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해 거래가 확 늘면서 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2·16대책 발표일부터 이달 11일까지 27일간 실거래가 신고가 이뤄진 서울 아파트 계약 건수는 1539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9억원 이하 거래비중은 12·16대책 발표 전 73.4%에서 대책 발표 이후 86.9%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출 규제가 강회된 9억 초과, 15억 초과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한 것과 대조되는 수치다.

12·16 대책 이후 지난 27일간 거래신고된 서울 아파트 1539건 중 9억원 초과 고가주택의 거래량은 201건으로 전체의 13.1%를 차지했다. 대책 발표 직전 계약된 9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 비중이 전체의 26.2%(1870건)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정확히 절반으로 줄었다. 대출이 전면 중단된 15억원 초과 초고가 아파트 신고건수는 3.9%(60건)에 그쳤는데, 대책 발표 전 15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 비중이 8.0%(571건)인 것에 비해 절반 아래로 감소한 수치다.

정부는 12·16 대책에서 9억원 초과 주택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축소하고 15억원 초과에 대해서는 대출을 중단했다.

규제에서 한 발 비껴간 9억원 이하 아파트는 대책 발표 이후 매물이 회수되고 이따금 팔리는 가격도 신고가를 찍고 있다. 대출이 자유롭다 보니 대책 이후 일부 '풍선효과'를 기대한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이고, 매수자들이 가격 흥정도 못 해본 채 그 가격에 팔리는 것이다.

올해 입주 4년차인 성북구 돈암동 돈암코오롱하늘채 전용면적 84.87㎡는 지난해 12월 28일 9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대책 발표 직전인 지난달 14일 8억85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약 한달새 1500만원 오른 금액이다. 이 아파트의 전용 59.9㎡도 대책 발표 전인 지난달 14일 7억4000만원에서 같은 달 말 최고가인 7억600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강서구 방화동 마곡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28일 8억9900만원에 계약됐다. 11월 초 실거래가 8억3200만원보다 6000만원이나 높은 금액이다. 금천구 독산동 롯데캐슬골드파크 1차 전용 84㎡는 이달 3일 9억5000만원에 팔렸는데, 지난해 말 최고가였던 9억원보다 5000만원 높은 역대 최고가다. 현재 호가는 9억5000만∼10억5000만원까지 뛰었다. 이 아파트는 9억원 초과 주택이지만 9억원 이하 부분에 대해선 정상적으로 대출이 나오기 때문에 매수세가 꾸준하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9억원 이하 서울 아파트값은 전세 매물 품귀 현상과 맞물려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분양가상한제, 대출 규제 등으로 전세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반면 매물은 품귀 현상을 빚고 있어서다.

학군 인기지역은 입시제도 개편에 따른 수요 증가와 함께 양도소득세 비과세, 장기보유특별공제 등의 혜택을 받기 위해 집주인이 직접 입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작년과 비슷하지만 내년에는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절반으로 줄어 공급 부족 불안 심리가 확대되는 점도 전셋값 상승세에 한몫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업계는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 금리 인하 가능성 등으로 9억원 이하 주택 등에 대한 풍선효과가 당분간 쉽게 꺾이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장은 "매매가격 하락 압력이 심할수록 전세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계약갱신청구권이나 전월세 상한제 등 추가 규제 여부도 단기적으로 전세시장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시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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