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먹여살린 효자 '멜론'…이번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키우나

입력
기사원문
김근욱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멜론 © 뉴스1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카카오가 국내 1위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의 분사를 결정한 가운데 향후 멜론의 행보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선 멜론의 독자 성장을 위한 결정이라는 분석부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합병을 위한 초석이라는 분석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다만, 멜론과 카카오엔터의 합병이 이뤄진다면 카카오는 콘텐츠 기획·제작·유통에 이르는 강력한 '밸류체인'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합병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카카오엔터가 올해 하반기 IPO(기업공개)를 목표하고 있다는 점도 합병설을 뒷받침한다.

◇ 멜론, 카카오 '캐시카우' 역할 톡톡히 하고 떠났다

카카오는 지난 29일 제주도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의 별도 법인 분사 안건을 통과했다. 자회사 이름은 '멜론컴퍼니'(가칭)로 분할 기일은 오는 6월1일이다. 대표이사는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가 겸임한다.

카카오는 지난 2016년 3월 멜론을 보유한 '로엔엔터테인먼트'를 1조8700억원이라는 거액에 인수했다. 카카오와 포털사이트 '다음'(daum)의 합병 이후 이뤄진 '빅 딜'에 대해 당시 업계에선 미래가 불투명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인수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카카오의 멜론 인수는 성공적이었다. 멜론이 카카오의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2016년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각각 266억원, 376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132%, 66% 증가했다. 특히 멜론이 포함된 콘텐츠 플랫폼 매출이 1904억을 기록해 당시 카카오 매출을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어 카카오는 지난 2018년 카카오M(구 로엔엔터테인먼트)을 흡수합병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멜론을 자회사로 인수한지 2년 후 흡수합병을 결정했는데, 멜론은 유료 구독 이용자가 많기 때문에 '현금 창출 능력'이 뛰어났다. 멜론이 비즈니스 모델이 약한 카카오의 재무구조를 탄탄하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며 "이제 카카오의 수익모델이 강해졌기 때문에 멜론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CEO 김성수, 이진수 (카카오 제공) /© 뉴스1

◇ 카카오 떠나 '카카오엔터'에 힘 실을 차례

업계는 이번 분사를 멜론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합병을 위한 초석으로 해석한다. 멜론이 가진 '현금 창출 능력'으로 카카오엔터의 상장에 힘을 싣는다는 이야기다.

지난 4일 카카오는 웹툰·웹소설이 주력인 카카오페이지와 음악·영상 콘텐츠 제작을 담당하는 카카오M을 합쳐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출범했다. 양사가 가진 강력한 IP(지식재산권)과 플랫폼을 결합해 세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도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하반기 상장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카카오 공시에 따르면 멜론의 지난해 매출액은 5058억원 수준이다. 카카오엔터의 연매출이 1조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하는 가운데 만약 멜론이 카카오엔터로 들어간다면 카카오엔터의 매출이 50% 이상 높아져 기업공개에 탄력을 받게 된다.

게다가 멜론컴퍼니 대표로 예정된 인물은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다. 멜론과 카카오엔터의 합병설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 카카오엔터, 콘텐츠 기획·제작·유통까지 강력 '밸류체인 구축'

멜론과 카카오엔터의 합병은 결과적으로 양사에게 '윈-윈'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카카오엔터는 콘텐츠의 기획, 제작, 유통에 이르는 강력한 '밸류체인'을 구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페이지의 웹툰·웹소설이 가진 IP(지식재산권)을 바탕으로 카카오M이 음악, 영화, 드라마 등의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멜론, 카카오TV등의 플랫폼으로 유통하는 방식이다.

일각에선 멜론이 카카오엔터의 콘텐츠를 들고 직접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재 멜론은 국내 음원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유튜브 뮤직, 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음원 사업자가 등장하면서 입지가 위협받는 게 사실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2월 카카오엔터와 스포티파이의 '음원 유통 갈등'에서 결국 카카오엔터가 글로벌 플랫폼 파워에 백기를 든 모양이 됐다"며 "카카오엔터가 직접 보유하고 있는 K-POP 음원을 활용한다면 멜론도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지난 23일 멜론의 분할 목적에 대해 "카카오 공동체가 보유한 여러 콘텐츠 사업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사업 기반을 갖추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ukgeun@news1.kr

▶ 네이버 메인에서 [뉴스1] 구독하기!
▶ 뉴스1&BBC 한글 뉴스 ▶ 터닝포인트 2021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프로필

안녕하세요. 김근욱 뉴스1 금융증권부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IT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