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오르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갭투자로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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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2.08. 오후 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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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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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오름세는 주춤해졌지만 전셋값은 게속 오르고 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율)이 두 달 연속 올랐다. 1년여 만에 전셋값 상승률이 매맷값 상승률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매맷값이 최근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전세가율이 높아지면서 이른바 '갭투자(전세 끼고 주택 매수)'가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8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해 11월 54.48%에서 12월 54.54%로 오른 뒤 지난달에는 54.59%로 두 달째 올랐다. 지난해 1월 전세가율 56.26%를 기록한 뒤 꾸준히 하락하다 다시 오름세를 보이는 것이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 역시 지난해 12월 65.91%에서 66.01%로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서울 아파트 매맷값과 전셋값이 모두 상승했지만, 매맷값이 전셋값보다 더 많이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로 갈수록 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등이 겹치며 매매와 전셋값 모두 상승 폭이 많이 감소하면서 전세가율이 오르고 있다.

8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23%로, 전셋값 상승률(0.31%)보다 낮았다. 연합뉴스

KB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맷값 상승률은 0.23%로, 전셋값 상승률(0.31%)보다 낮았다. 서울에서 아파트값 상승 폭이 전셋값 상승 폭보다 낮은 것은 정확히 1년 만이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0.32%) 역시 전셋값 상승률(0.33%)보다 낮았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전셋값 상승률보다 낮은 건 2020년 11월(매맷값 1.51%·전셋값 1.83% 상승)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73.01%에서 2020년 8월 53.27%로 3년 3개월간 하락세를 나타냈다. 2020년 7월 말 새 임대차법 시행 여파로 전셋값이 급등하며 전세가율은 일시적으로 반등했지만, 지난해 1월 56.26을 기록한 뒤 다시 하락세를 탔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규제 여파로 집값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전세가율도 상승할 조짐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7월 말 새 임대차법 시행 2년이 돌아오면 전세 시장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계약을 2년 연장한 매물이 내년에 한꺼번에 시장에 나오면 임대료 인상을 5% 이내로 제한하는 전·월세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전셋값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전세가율도 더 상승할 수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매맷값 대비 전셋값이 더 크게 오르면 전세가율이 높아져 전세보증금을 낀 상태로 주택을 매입하는 게 더 쉬워진다"며 "7월 이후에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3단계로 대출 제도가 한층 강화될 예정이기 때문에 은행 대출 대신 전세 보증금을 활용해 내 집 마련 전략을 세우는 수요자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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