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구미 사망 세살배기 친모, 병원 밖 ‘셀프 출산’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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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3.24. 오전 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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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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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준비’ ‘셀프 출산’ 등
막달 즈음 휴대폰 검색
경찰, 지역 산부인과 조사
친부·바뀐 아이 찾기 미궁
[경향신문]

경북 구미 세 살배기 여아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숨진 아이의 친모가 병원 외의 장소에서 홀로 출산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수사팀은 지난달 숨진 3세 여아의 친모 A씨(48)가 출산이 임박한 시점인 2018년을 전후해 자신의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출산 준비’나 ‘셀프 출산’ 등의 단어를 다수 검색한 사실을 파악했다. 또 출산 추정 시기인 2018년 1~3월쯤 A씨의 몸이 불어 있었으며, 평소 입던 것보다 큰 치수의 옷을 입고 다녔다는 증거도 확보했다.

경찰은 A씨가 집 안에서 아이를 낳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출산 과정에서 주변인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아직 조력자가 파악되지는 않았다. 수사팀 관계자는 “A씨는 외출 횟수도 많지 않은 데다 지인 몇몇만 만나온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주변인을 상대로 탐문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아직 A씨의 출산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출산 이후 온라인으로 육아용품을 다수 주문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다만 경찰은 비슷한 시기 A씨의 딸 B씨(22)도 여아를 낳은 만큼, 관련 사실을 ‘출산의 증거’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수사팀은 숨진 여아와 뒤바뀐 후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는 B씨 아이의 행방, 또 숨진 아이 친부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경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소속 7개 팀을 투입해 A씨의 임신 추정 시기 구미와 김천, 대구 지역의 산부인과에서의 비급여 진료 기록을 모두 들여다보고 있다. 또 여성 상담소 450여곳을 돌며 과거 상담내역을 살펴보고 있다. 이를 통해 A씨 가족 등 주변인물이 출산과 관련한 정보를 얻으려고 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 중이다.

경찰은 A씨 가족 명의의 휴대전화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있는 아이 사진을 모두 확보해 시간대별로 정리하는 작업도 벌이고 있다. 이를 통해 B씨의 아이가 사라진 시점 등을 수사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수사팀은 A씨 아이의 모습만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 주변인을 상대로 A씨가 임신 이전 시기에 만난 남성을 탐문 중이다.

경찰은 관련 증거를 확보한 이후 심리생리검사(거짓말탐지기) 등도 실시해 A씨의 혐의를 입증해나가기로 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7일 A씨에 대해 미성년자 약취·유인, 사체유기 미수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 수사기간이 최장 20일인 만큼, 다음달 6일 이전에 기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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