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학진단 탈락한 총장이 장학재단 이사장 응모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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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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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화 상지대 전 총장 임기 1년5개월 남기고 사퇴
사표 수리 이전에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공모 지원
상지대, 교육부 대학진단 탈락에는 “예상 못한 일”
“대학진단 탈락 대학 수장, 이사장 앉히나” 비판도
정대화 상지대 전 총장(사진=상지대 홈페이지)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할 새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임기 중 총장직을 사퇴한 정대화 전 상지대 총장이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공모에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전 총장이 이사장직에 응모한 시점이 사표 수리 이전이라는 점과 그가 총장직에서 물러난 뒤 상지대가 대학진단에서 탈락한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9일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재단 이사장은 한국장학재단 설립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재단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3~5배수를 추천하면 교육부장관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정대화 전 상지대 총장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장학재단 이사장직에 지원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현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2018년 8월 임명돼 지난 달로 임기가 끝났지만 후임자 인선이 끝나지 않아 퇴임을 미룬 상태다. 한국장학재단 관계자는 “후임 이사장 인선을 위해 지난 6월 25일부터 7월 5일까지 공모를 진행, 임추위 추천을 마쳤다”라고 말했다. 한국장학재단(장학재단) 임추위는 이사장 후보로 3명을 압축,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3명의 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이 진행 중이다.

정 전 총장은 지난 7월 20일 임기를 약 1년5개월 남기고 상지대 총장직을 사퇴했다. 당시 정 전 총장은 학내 게시판을 통해 “부족한 사람이 오랫동안 과분한 역할을 감당했으나 저의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사의를 밝혔고, 이날 열린 이사회는 정 전 총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이사회는 “정 총장이 학령인구 급감 등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살신성인하고자 하는 총장의 결단 앞에서 결정을 더는 미룰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사표 수리 전 장학재단 이사장직에 지원한 정 전 총장의 행보에 대해선 뒷말이 나오고 있다. 이후 상지대가 교육부 대학진단에 탈락하면서 미리 결과를 예견하고 총장직에서 물러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정 전 총장은 “이미 지난 5월부터 법인에 사의를 밝혀왔으며 교육부 대학진단에서도 상지대가 탈락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라며 “대학진단 결과 발표를 앞두고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교육부가 진단 통과 대학을 90%로 늘리자는 대학들의 제안에 긍정적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상지대 관계자도 “신입생 충원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정 전 총장이 지난 2월 이후부터 사의를 밝혔지만 구성원 만류로 잠시 보류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 교육부 진단에서 탈락한 대학의 수장이 장학재단 이사장으로 거론된다는 점에 대해선 비판이 나온다. 서울 사립대 교육학과 A교수는 “본인이 경영했던 대학이 교육부 진단에서 탈락했는데 전국 대학생들의 국가장학금 업무를 책임지는 기관장으로 간다는 것은 누가 봐도 부실 인사”라며 “전임 이사장에 이어 차기 이사장도 정 전 총장으로 확정된다면 진보인사들을 위한 코드인사란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 이정우 장학재단 이사장은 경북대 교수 출신으로 2003년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다. 정 전 총장도 1996년부터 상지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실행위원,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자문위원, 대통합민주신당 대표비서실장 등을 역임한 진보 인사로 분류된다. 한국장학재단은 연간 4조원 이상의 대학생 국가장학금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준 정부기관으로 지난 2009년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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