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가다]정순균 “코로나 검사 전국 최다…조기 발견·차단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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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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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균 강남구청장 보건소 현장 동행 인터뷰
감염병관리센터 설립…검사 신속·정확성 갖춰
QR코드 방식으로 진단검사 전 과정 원스톱 해결
비대면 행정시스템 갖춰…연내 백신접종 '충력'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검사받기 전에 QR코드 먼저 입력해 주세요.”

지난 7일 오후 강남구보건소 스마트 감염병관리센터. 코로나19 발생 이후 서울 지역에서 가장 많은 신규확진자가 쏟아진 이날 강남구 선별진료소 앞은 몰려든 인파로 발 디딜 틈 없이 빽빽했다. 이 건물을 둘러싸고 수백m로 이어진 대기줄 밖에는 파란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검사 전 QR코드 입력 등 안내사항을 목이 쉴 정도로 외치며 땀을 뻘뻘 흘리고 서 있었다.

이 모든 과정을 멀찌감치 떨어져 걱정스럽게 지켜보는 이가 있었다. 의료진 등 현장관리 인력과는 쉴새없이 소통을 했지만, 검사자들에게는 혹시 모를 방해가 될까 주변에서 사진을 찍는 것조차 꺼려했다. 그는 지난해 1월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한 이후 1년 7개월 동안 단 하루도 빠짐없이 방역 현장을 챙기며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정순균 강남구청장이다. 그는 이날도 어김없이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보건소를 찾아 실시간 검사인원 현황, 의료기기 수급 등 현장의 어려움을 듣고 개선 사항을 살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조기 발견(진단), 조기 차단(대응)’이라는 대원칙을 세우고 무작위 검체검사 등 선제적 방역체계를 구축했습니다. 사태 초기부터 관내 구민 뿐만 아니라 전국 어느 지역 주민들도 강남구를 방문하면 증상이 있든 없든, 누구나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 다른 지자체를 압도하는 검사 실적을 달성한 이유입니다.”

지난 7일 강남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이 긴 줄을 서 있다.
◇선별진료소 5곳 풀가동…하루 최대 1만여건 검사

강남구는 하루 경제 활동인구는 약 107만명. 유동 인구나 인구 밀도가 워낙 높은 탓에 집단감염도 자주 발생, 다른 자치구에 비해 확진자(18일 기준 누적 4039명)도 압도적으로 많은 편이다. 이에 구는 지난해 11월부터 전국 최초로 스마트 감염병 관리센터 운영을 시작했다. 이후 코로나19 검체 검사의 신속성과 정확성은 더욱 높아졌다.

정 구청장은 “기후 변화나 다양한 식습관, 다민족 접촉 등으로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에 이어 코로나19 등 감염병 주기가 점차 짧아지고 있다. 이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행정시스템은 물론 방역 의료체계를 전면 개편했다”고 말했다.

이날 감염병 관리센터에는 무려 1만명에 달하는 대규모 검사 인원이 몰렸다. 이날 오후 한때 몰려든 인파로 검체 채취 기기가 부족, 검사가 1~2시간 가량 지연되는 해프닝이 벌어질 정도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하루 동안 강남구 관내에서 진행한 검체검사 건수는 총 9750건으로 전국 750여곳의 선별진료소 전체 검사건수의 약 9%를 차지할 정도로 많았다.

양오승 강남구 보건소장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발(發) 집단감염 발생과 관련해 감염이 의심되는 기간에 해당 백화점을 방문한 인원만 15만명에 달한다. 이 중 60~70%만 검사를 받는다고 해도 인원이 수만명이라 역학조사 인력을 요청했으며, 관내 5개 선별진료소를 오후 9시까지 풀가동 중에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구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QR코드 인증 방식으로 검사가 급증하고 있지만 모두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었다. 이 방식은 검사 대기자가 미리 QR코드 인증을 하면 인적사항부터 증상, 문진, 역학조사, 검체 채취 등 진단검사 전 과정을 하나로 담아 해결할 수 있다. 이런 장점으로 검사자의 이동동선 파악은 물론 검체 채취를 위한 대기시간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구는 현재까지 총 60만 건에 달하는 검체 검사를 진행했다. 이는 전국 검사소(약 750곳) 평균의 8배 수준이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오른쪽)이 지난 7일 강남구 보건소를 방문해 양오승 보건소장에게 코로나19 검사현황 상상황 보고를 받고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50대 이하 순차적 접종 시작…하반기 완료 목표

정 구청장은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대민 접촉이 많은 행정시스템도 획기적으로 바꿨다.

전국 지자체 최초로 구축한 사물인터넷(IoT) 행정플랫폼 ‘더강남’앱은 강남의 미세먼지 정보부터 맛집, 축제 정보, 민원서비스 신청, 일자리 원서 접수, 공공서비스 결제 등을 한 곳에 담아 ‘랜선 구청 시대’를 본격 열었다. 여기에 온택트를 통해 케이팝 콘서트, 북콘서트를 진행하는 등 정 구청장은 위기에 놓인 문화예술 업계를 위해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1년여 남은 임기 동안에는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데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강남구는 보건소를 비롯해 주민 접근성이 높은 일원동 에코센터와 압구정동 강남 관광정보센터 등 3곳에서 접종센터를 마련해 운영 중이다. 현재 접종 대상자 중 16만여명이 1차 접종, 이 중 6만여명은 2차 접촉을 마쳤으며 올 하반기에는 100% 백신 접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강남구 삼성역 인근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에 검사를 받으려고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이날 선별진료소와 분리된 보건소 건물 내부에는 백신을 접종하러 온 60~70대 어르신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이들 중 70대 노인 한 주민은 정 구청장을 만난 자리에서 “백신 접종 예약을 하려고 수차례 전화를 해도 통화를 할 수가 없다. 담당자 직통 번호라도 알려달라”고 항의를 했다. 이에 정 구청장은 “(불편하신)마음을 이해한다. 접종시기가 늦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며 즉각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정 구청장은 “19일부터는 고3 학생과 고등학교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며 “50대 장년층은 이달 말부터 18세 이상~40대 이하 구민들은 다음 달부터 접종을 시작하는 등 그동안 백신을 맞지 못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접종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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