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점] 강남 전원마을 '시끌'...그린벨트 논란에 전직 장관도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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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7.25. 오전 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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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값비싼 주택이 모여있는 서울 강남의 한 전원 마을이 연일 신축 문제로 시끄럽습니다.

주민들은 그린벨트라 집을 지어선 안 된다며 공사를 실력 저지하고 있는데, 전직 장관까지 가세했습니다.

무슨 일인지, 김다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30∼40억 원짜리 고급 주택이 즐비한 서울 강남의 쟁골마을,

마을 끝자락에 새로 들어서는 단독주택 공사 현장에서 소란이 벌어졌습니다.

대여섯 명의 마을 주민들이 몰려와 건축소장에게 거칠게 항의합니다.

[마을 주민 : 조금만 저기 하면 갑질이라고 얘기하는데 절대 (우리가 갑질하는 게 아니고)….]

[마을 주민 : 상관없는 얘기 끝. 필요 없는 얘기하지 마세요.]

새 주택이 들어서는 걸 막으려는 마을 주민들의 실력 행사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차량을 겹겹이 주차해 아예 공사장 진입로를 막아버렸습니다.

이 때문에 공사는 두 달째 중단된 상태입니다.

지금 보시는 것처럼 공사 현장으로 가는 길은 차량에 막혀버렸습니다.

행여 길이 뚫릴까 번갈아 감시에 나선 주민들의 모습도 볼 수 있는데요.

공사에 필요한 장비와 자재 투입 자체를 막아선 겁니다.

갈등의 발단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린벨트 내 자투리땅을 20년 넘게 갖고 있던 건축주는 3층짜리 주택을 짓겠다며 강남구청에 허가를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난개발을 우려한 구청이 신축 허가를 내주지 않자 결국, 소송을 벌여 허가를 받아냈습니다.

재판부는 신축 금지의 근거로 내세운 40년 전의 조치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건축주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사건 담당 변호사 : 이 사건의 경우, 토지가 개발제한구역 내에 있지만, 지목이 대지이기 때문에 법원에서 건축허가를 내어주라는 판결을 선고한 것입니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버티고 있습니다.

특히 구청의 허술한 그린벨트 관리 때문에 잘못된 판결이 나왔다며 책임을 돌리고 있습니다.

4개월 전에 이사 온 전직 장관까지 여기에 가세했습니다.

[진대제 / 전 정보통신부 장관 : (그린벨트에)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는 경우는 딱 2가지밖에 없다고 못이 딱 박혀있습니다. 그 시행령 때문에 아무 데나 집을 못 짓는 겁니다. (공사를 막는 게) 불법이면 구청에서 확실하게 해서….]

마을 주민들의 반발에는 미묘한 이해관계까지 얽혀 있습니다.

[강남구청 관계자 : 마을 전체 주민들 특히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안 지었으면 하는 게 바람이겠죠. (원래) 그쪽 산자락이 좀 잘 보이고….]

법대로 하자는 건축주와 그럴 수 없다는 주민이 맞서면서 크고 작은 충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노치헌 / 건축주 : 그린벨트라고 주장하지만 여기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서 건축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마을 주민 : 시간을 두고 서로 합의를 해서 집이 이뤄졌지. 이렇게 깡패 조직으로 단시간 안에 하려고 억지를 쓴 경우는 없어요.]

중간에 낀 구청은 이쪽저쪽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진입로를 막은 차량은 주정차 금지 구역이 아니라 단속할 권한이 없다며 손을 놨습니다.

건축 문제는 알아서 소송으로 해결하라는 입장입니다.

[강남구청 관계자 : (주민 차량이 주차된 곳이) 노면 표시가 없으므로 (견인이) 안 된다고 얘기했고요. 공사 방해로 손해배상 청구가 그쪽으로 가는 게 맞죠.]

경찰도 사실상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노치헌 / 건축주 : 경찰도 그냥 주민이랑 잘 해결하라고 하고 돌아갔습니다. 그다음에 (구청의) 주차관리과 소관이라고….]

결국, 건축주는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고 주민들은 끝까지 막겠다며 벼르고 있습니다.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강남의 대표적인 전원 마을에선 그야말로 조용할 날이 없어졌습니다.

YTN 김다연[kimdy081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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