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채권發 ‘먹구름’… 악재 쌓인 한국 ‘불황 공포’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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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드리운 금융시장 :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에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있는 16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환율 추이를 보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경제 불황의 전조로 여겨지는

美국채 장·단기 금리역전 발생

英 국채까지도 동일 역전 현상

전세계 경기침체 불안 휩싸여

홍콩 시위·韓日 경제갈등 등

쌓이는 악재에 불확실성 급증


글로벌 경제에 강도 높은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몰아치고 있다.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불황의 전조로 여겨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12년 만에 발생했다. 각국 증시는 추풍낙엽처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중국, 독일,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의 경제 활동이 둔화하면서 금융시장의 공포감은 더욱 증폭되는 양샹이다.



◇장·단기 금리 역전, 요란한 여진=14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1.623%까지 떨어져 2년물 금리(1.634%)를 밑돌았다. 미국뿐 아니라 영국 국채에서도 동일한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통상 만기가 긴 채권은 불확실성을 반영하기 때문에 단기 채권에 비해 금리가 더 높다. 이에 따라 위험을 피하려는 투자 자금이 안전자산인 장기 채권으로 쏠리면서 채권 가격은 오르지만 수익률(금리)은 낮아지는 현상이 예외적으로 발생한다. 경기 변동 선행 지표인 채권시장의 역전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경기침체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최근 들어서는 유럽, 중국 등에서 이런 현상이 빈발하면서 경기침체 징조가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견고한 것으로 인식됐던 미국마저 이에 동조해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경고가 나온다. 전 세계가 경기침체 불안에 떨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에 따르면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 역전 현상은 1955년 이후 총 9번 발생했다. 단 한 번만 빼고 모두 일정한 기간(6∼24개월) 뒤 경기침체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선 미국 7월 소매판매 지표가 양호하다는 소식에 경기침체 우려가 누그러지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하지만 유럽 주요국 증시들은 이날 경기침체 우려를 지우지 못하고 전날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13% 하락한 7067.01로 마감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도 전 거래일 종가보다 0.70% 떨어진 11412.67로 장을 끝냈다. 다만 이번 금리 역전 현상을 반드시 경기침체로 간주할 필요가 없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 국채를 2조 달러어치나 사들였는데 이것이 시장 금리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차이)가 과거와 비교해 인위적으로 좁혀졌을 가능성이 큰 만큼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시점이 종전보다 더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곳곳에서 성장률 둔화 파열음=글로벌 금융시장이 미국 국채의 금리 역전에 과잉 반응한 것은 이미 세계 곳곳의 실물 경제가 요란한 파열음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지난 2012년 4분기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이다.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의 경제 부진도 심상치 않다. 독일 연방통계청은 독일 2분기 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분기 0.4% 성장에서 급격히 하락한 것이다.

신흥국들도 비껴가지 못했다. 중국의 7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8%로 17년 만에 최저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홍콩 반정부 시위, 한·일 갈등, 남미 포퓰리즘 등도 확대 양상이어서 미·중 무역전쟁과 함께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빠른 속도로 키우고 있다.

유회경·송정은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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