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아들 의혹 보도' MBC에 "악의적 왜곡·편파 방송… 형사고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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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1.24. 오후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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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스트레이트, 지난 13일 IEEE 책임자 인터뷰 등 통해 나 의원 아들 포스터 표절·저자 자격 의혹 제기

羅 "IEEE 책임자, 'MBC 인터뷰 동의한 적 없고 일반적 정책에 답한 것 뿐'이란 입장 전해와"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자신의 아들 김모씨의 학술 포스터(발표문)에 대한 표절 및 저자 자격 의혹 등을 보도한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와 관련해 "악의적인 왜곡과 편파 방송의 증거가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24일 "MBC의 악의적인 왜곡, 편파 방송에 대해 민사소송에 그치지 않고 형사고소를 진행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나 의원은 지난 22일 이런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도 냈다.

나 의원 아들 김씨는 미국 고교 재학 중이던 2015년 8월, 미국에서 열린 'IEEE EMBC(전기전자기술자협회 의생체공학콘퍼런스)'에 게시된 포스터에 첫 번째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광전용적맥파(PPG)와 심탄동도(BCG)를 활용한 심박출량 측정 가능성에 대한 연구'라는 제목의 한 장짜리 포스터다. 공동 저자는 김씨와 김모·구모 연구원으로, 김씨만 고교생이었다. 이에 여권은 "고교생이 서울대 연구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연구 포스터는 학회에서 연구 성과를 소개하기 위해 붙이는 연구 초록 성격으로, 통상 정식 논문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포스터의 저자와 학회지에 등재된 논문의 제1저자와는 차이가 있다는 반론도 있다.

이와 관련해 MBC 스트레이트는 지난 13일 미국 예일대에 재학 중인 김씨의 학술 포스터에 대한 표절 및 저자 자격 의혹 등을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가 각각 1저자와 4저자로 이름을 올린 포스터를 게재한 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의 지적재산권 책임자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 인터뷰에서 'IEEE에 고등학생이 포스터를 제출하는 게 가능한가'라는 MBC 취재진의 질문에 "(김씨가) 천재인가, 우리 저널은 (대부분) 박사들의 논문이라 아주 수준이 높다"며 "(관련 자료를 보내주면) 의혹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IEEE 관계자의 발언이 소개됐다.

이에 대해 나 의원은 "(인터뷰에 나온) IEEE 담당자는 아이의 포스터 관련 자료는 전혀 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IEEE의 일반적인 정책'에 대한 답변을 한 것 뿐"이라며 "심지어 제작진은 인터뷰 허가조차 받지 않고 촬영한 영상을 무단으로 방송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누구나 접근해 찾아볼 수 있는 IEEE EMBC 홈페이지에는 '고등학생부터 대학원생까지 모두 참여 가능하다'고 명시됐음에도, '논문 대부분이 박사들의 논문이며 수준이 높다' 등의 발언만 발췌한 것은 방송의 결론을 정해놓고 의도적으로 편집을 한 것"이라고 했다.

나 의원은 IEEE 책임자가 보내온 것이라며 관련 이메일을 공개했다. 이메일에 따르면, IEEE 책임자는 "저는 한국인 3명(MBC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겠다고 동의한 적 없다"며 "그들이 원하는 주제와 관련된 어떠한 사례 자료나 정보 없이 만났다"고 했다. 그는 "저는 이들의 의도를 알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IEEE 정책에 대한 간단한 질문에 정중하게 대답하려고 노력했을 뿐"이라며 "의도적인 오보나 거짓전달이 발생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IEEE 법무팀의 법적 조언을 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공인이 아니며, 저를 인터뷰하고 공개적인 포럼에서 제 이름을 사용하는 것에 동의한 적 없다"며 "이는 사생활과 기밀유지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MBC 스트레이트는 지난 13일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 아들의 학술 포스터 표절 의혹 등에 대해 방송했다./MBC스트레이트 화면 갈무리

MBC 스트레이트는 취재진이 예일대 입학처와 법무팀, 화학과 학과장과 학장 등을 찾아가 김씨 의혹에 대해 물어봤으나 '답을 줄 수 없다', '언론홍보팀에서 연락을 줄 것'이라는 짧은 답만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나 의원은 예일대가 두 차례에 걸쳐 MBC에 김씨와 관련된 입장을 전달했다고 했다. 예일대가 MBC에 지난해 12월 16일과 지난 6일 "예일대 정책에 따라 학생 정보는 제공할 수 없다"면서도 "김씨를 비롯한 모든 합격생들은 철저한 사정 절차를 거쳤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입학 결정은 학업성적을 우선시 하고 다른 많은 형태의 성취도를 고려한다"며 "한 가지 요소를 갖고 입학하는 경우는 드물고, 관련 제출 자료들은 다 조사됐다"는 입장을 보냈다는 게 나 의원 측 주장이다.

나 의원은 "소련의 사회주의 공산혁명을 주도한 대표적인 선전‧선동가인 레닌은 '거짓말을 줄기차게 해라, 백번만 하면 참말이 된다'는 말을 남겼다"며 "악의적이고 왜곡된 정보를 생산하며 마타도어와 허위사실로 본인을 깎아내리는 MBC 스트레이트와 시민단체에 개탄을 금할 수 없으며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민우 기자 minsich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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