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무혐의' 박진성 시인 "부끄럽고 죄송…손석희는 어떤 마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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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성 시인. [뉴시스]


[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자신을 둘러싼 '거짓 미투' 이후 후유증을 호소해오다 자신의 SNS에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린 뒤 연락이 두절됐던 박진성 시인이 신변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진성 시인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면서도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은 어떤 마음일까"라는 글을 적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박 시인은 지난 14일과 15일 극단적 선택을 할 결심으로 용산, 반포 부근의 한강변, 종로 일대를 배회하다가 생각을 바꿔 용산경찰서 한강로지구대에서 자신의 생존사실을 알렸다.

이후 박 시인은 자신의 SNS를 통해 "살아 있다는 것이 징그럽고 지겨웠다"라며 그간 자신이 느꼈던 심경을 밝혔다.

그는 "살아 있다는 것, 살아서 물 마시고 숨쉬고 다시 허기를 느끼고 밥 챙겨 먹고 무언가를 욕망하는 것, 나도 모르는 사이 발톱이 자라고 손톱과 머릿카락이 자라고 말을 한다는 자체가 징그럽고 지겨웠다"라고 적었다.

이어 "서울 반포와 강 건너 용산 언저리를 떠돌았다"라며 "다리에도 올라가 보고 종로 어디 건물에도 올라가 보았다"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숨이 목까지 차 올랐을 때 누군가는 또 흉물을 치워야 하겠구나, 그게 평생의 상처로 남겠구나'라는 생각에 자살 충동을 되돌리고 한강변을 오래 걸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대부분의 (성폭력) 의혹이 사실무근으로 밝혀진 손석희 전 앵커는 지금쯤 어떤 기분일까"라며 "단지 의혹만으로 자신이, 삶 자체를 망가뜨린 사람들에겐 어떤 마음일까, 자신이 주동해서 쫓아 내놓고 너는 왜 쫓겨났냐고 다시 조롱 받는 어떤 삶들을 볼 때 도대체 어떤 마음일까"라고 의문을 표했다.

과거 JTBC는 박 시인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여성을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인터뷰했고, 박 시인은 JTBC의 허위보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이겨 배상금 400만원을 받으라는 판결을 받았다.

박 시인은 문단에서 성폭력을 고발하는 국내 '미투 운동'이 활발할 때 가짜 성폭력 피해자로부터 가해자로 몰려 시집이 출간정지되는 등 큰 피해를 겪은 인물이다.

그는 '손석희 앵커님께'라는 제목의 시를 통해 '의혹만으로 여럿 인생 파탄 내놓고 그간 안녕하셨습니까'라고 비판하는 글을 적은 바 있다.

박 시인은 2016년 10월 여성 습작생 성폭력 의혹을 받았으나 검찰 조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많은 비난에 시달려 왔던 박 시인은 지인들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을 토로하는 한편 잘못된 ‘미투’를 바로잡기 위해 정정보도 신청, 소송 등 여러 노력을 쏟아 왔다.

권준영기자 kjyk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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