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TALK] 직접고용 분란만 일으킨 정보화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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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1.15. 오전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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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고용 KT CS 통신중계사 29명, 대통령 공약 따라 직고용 응시
11명 탈락에 논란 일자… NIA "11명 재응시 기회"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직접고용 채용에 응시했다가 실업자가 됐습니다. 대통령 공약인 '공공부문 직접고용'이 부당 해고 수단으로 전락했습니다."


새해 첫날(1일)부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NIA를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현재 4700명 이상이 이를 국민청원 대상으로 추천했습니다. KT 새노조도 최근 잇따라 NIA 규탄 성명을 냈습니다. 발단은 NIA가 작년 말 손말이음센터에서 일하던 KT CS(상담 서비스업체) 소속 통신중계사들을 직접고용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에서 29명 중 11명이 일자리를 잃었기 때문입니다. 손말이음센터는 전화 통화가 어려운 청각 장애인과 비(非)장애인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수화나 문자를 24시간 실시간 중계해주는 곳입니다. 2009년부터 KT CS가 위탁 운영을 맡아왔습니다.

NIA는 공공부문 직접고용이란 정부 방침에 따라 KT CS와의 계약을 종료하고, KT CS 소속 통신중계사들에 대해선 직접고용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실무평가·면접 등을 거치면서 응시자 29명 중 18명만 합격하고 11명이 탈락했습니다. KT 새 노조 측은 "KT CS에 정규직으로 근무했던 통신중계사들이 일괄 사표를 내고 정부 방침에 따라 직접고용 전형에 응시했다가 일자리만 잃었다"며 "직접고용 절차가 간접고용 형태로 일해온 직원들을 해고하는 수단이 됐다"고 주장합니다.

NIA 측은 "전원을 고용 승계하라는 주장이야말로 특혜 요구"라고 반박합니다. NIA 관계자는 "직접고용 방침은 간접고용 상태에 있던 사람들에게 먼저 채용 기회를 주는 것이지 다 합격시켜 준다는 게 아니다"라며 "다른 구직자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청각 장애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통신중계사 수가 줄면서 센터 응답률이 50%대에서 15%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합니다. 운영에 차질이 생기자, NIA는 지난 주말 부랴부랴 "이달 내 총 22명을 뽑는 신규 통신중계사 채용에 이번 탈락자 11명도 응시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노조와 정치권에서 압박이 계속되자 백기를 든 모양새입니다. 이 소동을 보면서 NIA가 굳이 KT CS 직원인 통신중계사를 직접 고용해야 했는지 의문입니다.

[김봉기 기자 knigh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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