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교란 수사 두려웠나…방송 중단하는 부동산유튜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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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8.29. 오전 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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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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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유튜브 로고/사진= 유튜브
"방송 종료합니다." "당분간 멤버십서비스 진행하지 않습니다."

유명 부동산 유튜버들이 하나둘씩 방송을 중단하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인플루언서들이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경우 수사할 것이란 엄포를 내린 영향이 크다. 정부는 향후 유명인들의 시장질서 교란 행위까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인데 이 경우 시장을 왜곡하는 가짜뉴스가 줄어들 것이란 기대가 있는 반면 양극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나오고 있다.



박병찬의 부동산 부자병법 유료 멤버십 서비스 중단… 재테크 읽어주는 파일럿은 방송 종료


사진= '박병찬의 부동산 부자병법' 유튜브 채널 화면 캡처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 '박병찬의 부동산 부자병법' 채널을 운영하는 박병찬 리얼피에셋 대표는 다음 달부터 유튜브 내 부자병법 멤버십 유료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 기존에 있던 멤버십 회원에 제공되던 영상도 삭제할 계획이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만 13만3000명에 이르는 박 대표는 "비공개로 실거주자들에 아파트를 알려주는 영상 서비스였는데 가입도 다 막고 기존 영상도 삭제 처리할 것"이라며 "시장 상황이 상황인 만큼 혹시 시세 교란행위에 일조한다는 오해를 사지 않을까 노파심에 당분간 멤버십 서비스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독자 35만1000명을 보유한 유튜버 '재테크 읽어주는 파일럿'은 지난 23일 아예 방송 종료를 선언했다. 그는 "항공사 기장으로 유튜브를 취미로 했는데 (규모가) 커지다 보니 회사 입장에서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며 정중하게 요청을 해 고민 뒤 결정했다"고 방송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회사와 겸업이 부담이 됐다는 설명이지만 정부가 인플루언서를 주시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 부동산 인플루언서도 수사 대상에 올려… 유튜버 "괜히 방송했다 피해볼라"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시장질서 교란행위 주요 제보 사항


구독자 4만5000명 이상의 부동산 자산관리회사 유튜브를 관리하는 익명의 전문가 또한 "이제 유튜브를 찍지 않으려 한다"며 "정부가 유튜버들이 시장 질서 교란행위를 하는지 본다고 했는데, 그런 행동을 한 것은 아니지만 괜히 피해를 볼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용히 내 자산 잘 굴리고 고객 관리만 제대로 하면 되지 괜히 일반인들을 위해 방송해봤자 안 좋은 소리만 들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앞서 정부는 지난 12일 "최근 우려되는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교란행위에 대해 올해 2월 개정된 공인중개사법에 의거해 합동특별점검을 진행 중"이라며 "의심사례에 대해서는 내사에 착수하고 형사입건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토교통부는 본인이 관여된 부동산 매물을 추천하는 인플루언서에 대해서도 시장질서 교란 행위라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정부 방침에 최근 부동산 인플루언서들이 보다 조심스러운 태도로 부동산 정보를 생산, 유통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이다.



시장 질서 교란행위 줄겠지만, 정보 비대칭성·양극화 우려… 온라인 플랫폼 사회적 논의 필요


서울 아파트/사진= 김창현 기자

이에 앞으로 유튜버 말 한마디에 해당 지역 부동산에 투자수요가 몰리고 가격이 급등하는 등의 '시장 왜곡' 사례들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정보의 비대칭성, 양극화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정제되지 않은 정보, 정부 정책 왜곡 현상 등이 줄어들고, 국민들이 정부 정책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바탕으로 주택시장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현상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도 "시장 질서 교란행위는 조용해지겠지만 소비자들에게는 부동산 시장 정보가 차단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에 향후 온라인 플랫폼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논의가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김덕례 실장은 "유튜브, SNS 등이 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미치는 정보 전달 매개체로 앞으로도 영향력이 커질 것이기 때문에 이를 규제할 필요가 있지만 순기능도 있는 만큼 정보가 사실 중심으로 어떻게 잘 전달되도록 관리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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