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 아직 안맨 안전… 새 도로교통법 시행 첫날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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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全좌석 안전띠, 음주자전거 금지… 모르는 시민들 많아 법 안지켜져
12월부터 단속… 어기면 과태료

‘교통사고 사망자 절반 감축’을 목표로 하는 새 도로교통법이 28일 시행됐다. 하지만 무관심과 홍보 부족으로 바뀐 법을 지키지 않은 시민들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서는 택시 뒷좌석에 앉은 승객이 안전띠를 매지 않았고, 서울 서초구 잠원한강공원에서는 자전거 동호인들이 편의점 앞에 앉아 맥주를 마셨다. 서울 서대문구의 경사로에 주차된 차량은 고임목 등 의무적 안전조치를 하지 않았고, 한강 둔치 자전거도로에서는 안전모를 쓰지 않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경찰이 계도했다(왼쪽 위 사진부터). 양회성 yohan@donga.com·박영대·김재명 기자
28일 오전 8시 서울 강남구의 A초등학교 정문 앞 도로. 출근길에 자녀를 등교시키는 부모와 학생들이 탄 차량이 줄지어 도착하기 시작했다. 본보 취재팀이 관찰한 결과 1시간 동안 모두 19명의 초등학생이 부모의 차량으로 등교했고, 이 가운데 17명은 안전띠를 매지 않은 채 뒷좌석에 타고 왔다.

‘모든 도로, 모든 좌석 안전띠 착용’ 의무화, 자전거 안전모 착용 의무화 등을 담은 새 도로교통법 시행 첫날인 이날 곳곳에서 혼란이 이어졌다. 시민들의 무관심과 정부의 홍보 부족 등으로 법이 바뀌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오전 7시부터 1시간 동안 서울 B고등학교 앞에서 살펴보니 자전거를 이용해 등교한 학생 5명은 모두 안전모를 쓰지 않았다. 교직원으로 보이는 성인 2명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시간 부모가 차로 바래다준 학생 24명은 모두 안전띠를 매지 않았다. 자전거를 타고 온 최모 양(17)은 “안전모를 오늘부터 꼭 써야 하는지 몰랐다. 공부하느라 신문, 뉴스를 볼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 인근 치안센터의 한 경찰관은 “나도 뉴스를 보고서야 알았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챙겨주지 않으면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B고교는 이달 19일 ‘학부모 차량 이용 자제 협조 안내’ 가정통신문을 발송했다. 하지만 불과 9일 뒤 시행되는 새 도로교통법에 대한 내용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정문과 학교 주변에는 새 도로교통법에 관한 포스터나 현수막조차 걸려 있지 않았다. A초등학교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학교 교직원 김모 씨는 “안전띠, 안전모 등과 관련해 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당부한 것은 없다”고 전했다. 교통안전을 지도하던 녹색어머니회 소속 학부모는 “도로교통법이 바뀐 줄 몰랐다. 그런 게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날 경찰이 단속을 벌였다면 안전띠를 매지 않은 고등학생의 부모에게는 과태료 3만 원이 부과된다. 만 13세 미만 어린이는 6만 원이다.

또 공원에서는 술을 마시고 자전거를 모는 음주운전이 여전했고, 경사로에는 미끄럼 방지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주차한 차량이 수두룩했다. 모두 범칙금 부과 대상이다. 경찰은 계도기간을 거쳐 12월부터 단속을 시작할 예정이다.

김상옥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홍보와 교육을 통해 적극적으로 새 도로교통법 내용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서형석 skytree08@donga.com·구특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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