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잔 안 마셔도 눈물 난다"…술값 줄줄이 가격 인상, 소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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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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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와인·위스키 등 주류 가격 일제히 상승
소줏값 당장 인상 계획 없지만, 기업 부담 커져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식음료 업계가 소비자가격 줄인상에 나선 데 이어 맥주와 막걸리 등 전통주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와인 수입사들도 국제 물류대란과 수요 급증으로 가격 인상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소줏값도 오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내달부터 ▲칭따오 ▲버드와이저 ▲스텔라 아르투아 ▲호가든 ▲아사히 ▲삿포로 등 수입 맥주 가격이 일제히 인상된다. 편의점 등에서 4캔 1만원에 판매되던 행사가가 1만1000원으로 상향되는 식이다.

수입 맥주와 수제 맥주는 벌써 가격 인상이 예고된 상황이고, 오는 4월부터는 국산 맥주 가격도 오를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4월부터는 주세법 개정안 적용으로 맥주에 붙는 세금이 오르기 때문이다.

전통주도 연일 가격이 오르고 있다. ▲대박과 ▲우국생 막걸리로 유명한 국순당의 경우 지난해 12월 주요 제품 가격을 9.9~25.0% 인상했다. 지평주조도 이달 1일부터 ▲지평 생 쌀막걸리 2종 가격을 편의점 기준 최고 21.1% 인상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들은 원재료 가격이 올라 소비자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맥아와 홉, 쌀, 알루미늄 캔 가격 등이 오른데다 인건비 상승까지 맞물렸다는 것이다.

또 코로나19 확산 후 전례 없는 호황을 맞은 와인 수입사들도 가격 인상을 논의하는 분위기다. 국내 수요가 증가하자 해외 산지에서 공급가를 올리고 있는 데다 국제물류 대란으로 재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한 와인 수입업체 관계자는 "예를 들어 7000원에 와인 1병을 해외 산지에서 떼어오면 국내 소비자가는 유통비와 주세 등을 고려해 1만원대에 책정된다"라며 "요즘은 산지에서부터 가격을 1만원으로 올린데다 운송비까지 더 내야 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위스키와 데킬라, 리큐르 등 마니아층의 수요가 높은 수입 주류도 가격 인상 조짐을 보인다. 다만 이 주류들은 원재룟값 인상보다는 국제물류 대란 영향이 크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오픈런'이, 온라인에서는 웃돈 거래가 이뤄질 정도로 재고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한 위스키 수입사 관계자는 가격 인상 논의와 관련, "영국산 싱글몰트 위스키를 직접 들여오는 것도 부족해 일본이나 대만 등에서 사 와야 할 정도로 인기"라며 "문제는 소비자가격에 견줄 때 기업 차원에서 들여와 공급하는 비용이 너무 크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현재로서는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부담감은 연일 커지고 있다. 최근 3년간 가격을 동결해온 데다 코로나19 확산 후 식당·주점의 영업시간·인원 제한으로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보다 3.1% 감소한 5004억원으로 집계됐다. DB금융투자는 지난해 11월 소폭 회복세를 보이던 주류시장이 코로나19 재확산과 거리두기 강화로 다시 어려운 국면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19년 5월 자사 소주(360㎖) 제품 출고가를 병당 6.5%, 7.2% 각각 상향 조정한 바 있다. 2015년까지만 하더라도 3000~4000원 수준이던 식당 소주 가격은 당시 출고가 인상 영향으로 4000~5000원으로 올랐다.

한 국내 중소 소주 제조업체 관계자는 "원재룟값 인상에 허덕이는 건 이쪽(소주 제조사)도 마찬가지"라며 "다만 소주는 서민 술인 만큼 값이 오르더라도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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