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현대건설, 이촌서 리모델링 수주 출혈경쟁은'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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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1.28. 오전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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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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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이촌동 일대 리모델링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아파트값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25일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서울 용산구 이촌동 코오롱아파트와 조합설립 창립 총회를 앞둔 강촌아파트 모습.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2일 용산구청으로부터 리모델링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이촌코오롱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 5일 22억7000만원(10층)에 거래가 되면서 직전 최고가 20억8000만원(5월·22층)보다 1억9000만원 올랐다. 한편 이촌코오롱 외에도 강촌아파트, 한가람아파트, 한강대우아파트, 우성아파트 등이 리모델링 사업 절차를 진행 중으로, 코오롱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원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오는 9월 조합 설립 총회를 개최할 예정인 강촌아파트와 공동 리모델링을 위해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1.8.25/뉴스1
건설사들이 올해도 리모델링 사업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다. 리모델링은 재건축 등 다른 정비사업 보다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출혈 경쟁을 하지 않는 분위기여서 건설사들이 꾸준히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어 정비사업 포트폴리오 차원에서도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건설사들 이촌 리모델링 시장 사이좋게 입성…재건축 소극적인 삼성물산 리모델링 수주 확대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오는 28일 서울 용산구 이촌코오롱아파트 리모델링 시공권 확보를 위한 입찰 제안서를 최종적으로 제출한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2차 현장설명회에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된 후 지난해 10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조합은 입찰 조건 등 세부 내역을 확인한 후 오는 3월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리모델링 사업도 재건축처럼 시공사 단독 참여로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전환된다.

이촌코오롱아파트는 지하철4호선·경의중앙선 이촌역을 이용할 수 있는 더블역세권에 위치한다. 향후 리모델링을 통해 지하5층~지상23층 높이의 아파트 959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으로 탈바꿈한다. 높이는 종전보다 한 개 층이 더 늘어나고 가구 수는 125가구가 늘어난다.

이촌코오롱아파트와 인접해 있는 이촌 강촌아파트도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 6일 리모델링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건설을 선정했다. 오는 2월 총회를 열고 최종 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이 두 차례 단독 입찰해 수의 계약으로 전환됐다. 강촌아파트는 증축형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기존 1001가구에서 1114가구 규모로 탈바꿈된다.

입지가 좋은 재개발·재건축과 달리 건설사들은 리모델링 수주전에서 출혈 경쟁은 절대적으로 피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과열 경쟁보다는 암묵적으로 한 회사를 밀어주는 분위기다. 가령 한 리모델링 사업지에 관심을 보이는 건설사가 있으면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은 한 다른 건설사들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고 다른 사업지를 찾는 식이다.

현대건설이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해 도시정비사업부문에서 약 5조5500억원을 수주해 업계 1위를 달성한 현대건설은 리모델링 사업만 1조9000억원을 수주해 이 부문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전체 수주액의 약 35%를 차지한다. 윤영준 사장은 주택사업본부장 시절이던 2020년부터 도시정비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리모델링 시장 확대를 대비해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인력을 확충해왔다.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이뤄 지난 17일에는 리모델링 시장의 대어로 꼽히는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 아파트 리모델링 주택사업조합 현장설명회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조합은 이달 말 임원회의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대치2단지는 리모델링 이후 가구 수가 종전 1758가구에서 1988가구로 늘어난다.

삼성물산도 리모델링 수주에 적극적이다. 삼성물산의 지난해 정비사업 수주 단지는 총 4개, 금액은 9117억원이다. 이 중 리모델링 사업이 절반인 2건을 차지하고 수주 금액으로는 6311억원으로 약 69%를 차지했다. 재건축과 달리 무리하게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리모델링은 재건축 허용연한의 절반 수준인 15년이면 사업을 추진할 수 있고 조합설립인가만 받아도 이주가 가능해 일반 재건축·재개발 사업 보다는 사업 추진이 훨씬 수월하다. 재건축이 어려운 사업단지들도 리모델링으로 사업을 변경하고 있어 관련 시장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건축과 달리 기존 아파트 골조는 그대로 남겨둔채 일부 가구 수를 늘리고 지하주차장 신설, 커뮤니티 시설 등이 추가되기 때문에 건설사 입장에서는 공사를 할 때 안전문제 등 신경쓸 게 많아지고 위험 부담도 더 크다. 가구 수 확대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다른 정비사업 보다 사업성이 좋지 않은 점은 한계로 꼽힌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리모델링은 투입 대비 수익이 많이 나지 않는 사업이라 건설사마다 시장에 대한 판단이 다를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적자는 아니고 서울 주요 부지에 간판을 내걸고 브랜드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꾸준히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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