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선 경전철, 첫 삽 소식에… 노도강 아파트값도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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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10.23. 오후 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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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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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십리~미아리~월·중·하계~ 상계 총 연장 13.4km 노선
‘교통 사각지대’ 동북권에 희소식…이미 매매가 들썩
“개통까진 빨라야 5년…투자보단 실수요로 접근해야”
경전철 동북선 노선도(그래픽+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서울 왕십리에서 미아사거리역, 상계역을 잇는 동북선 경전철이 추진 12년만에 비로소 첫 삽을 뜨면서 노·도·강(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간 상대적으로 낙후됐던 서울 동북권역에 교통호재가 현실화되면서 부동산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상계~왕십리 25분만에 이동…환승역 7곳, 교통편의성 제고

서울시는 이달 안으로 동북선 경전철 기공식을 갖고 2024년 완공 목표로 공사에 착수한다. 동북선은 왕십리역~제기동역~미아사거리역~월계역~하계역~상계역 총 13.4㎞ 지하 구간을 16개 정류장으로 잇는 노선으로 모든 구간이 지하에 건설된다. 총 사업비 9895억원 규모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주관사로 코오롱글로벌과 금호산업, 호반산업, 대명건설 등과 동북선도시철도㈜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비의 50.1%를 부담하고, 나머지는 시비(38%)와 국비(11.9%)로 채운다. 서울시와 컨소시엄 참여 기업들과의 협상, 수용 대상 토지의 보상 문제 등이 얽히면서 사업이 지연됐지만 이제 착공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동북선이 완공되면 상계에서 왕십리까지 환승 없이 25분 만에 이동 가능해진다.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에서 왕십리역까지는 이동 시간이 현재 46분에서 24분으로 22분 단축될 것이란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특히 환승역이 7곳 생겨나면서 교통 편의성이 대폭 개선되리란 기대감이 높다. 왕십리역은 분당선·2호선·5호선·경의중앙선 환승역이어서 분당선을 이용하면 강남 접근이 용이해진다. 왕십리 외에 제기동역에선 지하철 1호선, 상계역·미아사거리역은 4호선, 고려대역은 6호선, 하계역은 7호선, 월계역은 경원선 등으로 환승가능해 9개 노선으로 갈아탈 수 있게 된다.

◇은행사거리 등 노·도·강에 성북 장위뉴타운까지 ‘호재’

동북선 착공 소식에 먼저 들썩인 건 노원구 부동산이다. 특히 학원가가 몰려 대치동, 목동과 함께 ‘서울 3대 학군’으로 꼽혀온 중계동 은행사거리가 직접 수혜를 입은 분위기다.

은행사거리에 바로 인접한 청구아파트는 전용면적 115㎡ 8층 아파트가 지난달 9억4000만원에 거래돼 올 3월(5층, 8억3000만원)보다 1억원 넘게 올랐다. 은행사거리를 끼고 있는 청구3차 아파트도 전용 84㎡ 8층이 올 2월에 8억원에 팔렸지만 지난달엔 같은 층 매물이 3000만원 비싸게 손바뀜했다.

이 아파트 단지들의 상위·일반·하위평균가 변화를 보면 집값 상승세는 더욱 뚜렷하게 확인된다. ‘KB부동산 리브온’ 자료에 따르면 21일 현재 청구아파트의 상위평균가는 9억원, 일반 평균가는 8억7000만원이다. 서울시에서 현대엔지니어링 등과 동북선 경전철 실시협약을 체결해 사업 기대감이 솟구쳤던 지난해 7월엔 상위평균가가 7억1000만원, 일반평균가 6억9000만원 수준이었다. 노원구를 넘어 성북구, 중랑구, 구리와 남양주까지 학생 수요를 흡수하고 있는 은행사거리는 입지 단점으로 지적돼온 서울도심과의 접근성이 개선되면 한동안 집값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높다.

도봉구와 강북구 아파트값도 영향을 받고 있다. 도봉구 창동의 삼성래미안은 전용 84㎡가 올1월엔 5억9700만원(11층)에, 7월엔 6억2500만원(13층)에 각각 거래됐다. 같은 지역의 창동2차현대 전용 84㎡ 매매가는 6월 6억원(16층)에서 8월에 6억3000만원(15층)으로 올랐다.

강북구에선 수유동의 래미안수유 전용 59㎡ 같은 층이 7월 3억7900만원에서 한달 새 4억1600만원으로 뛰었다. 미아동 현대아파트의 전용 84㎡ 역시 같은 층이 5월 4억5500만원에서 4억8000만원으로 상승했다.

동북선 경전철은 노·도·강을 외에도 성북구 장위뉴타운에도 호재다. 장위뉴타운은 서울에서 가장 규모가 큰 뉴타운이었으나 15개 구역 중 절반 가량이 해제되면서 침체를 겪었지만 최근엔 동북선이 관통하는 북서울꿈의숲 인근 아파트값 상승세가 확연하다. 뉴타운에 2017년 말 첫주자로 입주한 꿈의숲코오롱하늘채는 전용 84㎡가 올초 7억2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이달 4일 8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 아파트단지는 물론 곧 입주할 래미안장위퍼스트, 꿈의숲아이파크 등도 수혜를 입을 것이란 관측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노원구 은행사거리 등 서울이지만 교통 사각지대에 놓였던 노도강 지역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착공 후 개통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리고 변수도 생길 수 있는 만큼 투자보다는 실수요 개념으로 접근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김미영 (bomna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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