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아니아 파고드는 K뷰티…"친환경·아시안 화장품 관심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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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오세아니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입점한 호주 멜버른 Doncaster의 메카 코스메티카 매장. ⓒ아모레퍼시픽그룹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오세아니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오세아니아 국가에서는 아직 미국·프랑스 등 글로벌 브랜드 비중이 큰 편이지만, 아시아계 이민자의 증가와 한류 영향으로 한국 화장품의 인지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 3일 자사 럭셔리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을 호주·뉴질랜드 전역에 있는 44개의 '메카 코스메티카(MECCA Cosmetica)' 오프라인 매장과 2개 온라인 몰에 동시 입점했다. 호주의 대표적인 뷰티 유통채널인 메카 코스메티카는 럭셔리 브랜드 소비층이 주로 찾는 매장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수년 전부터 오세아니아 화장품 시장과 소비자를 분석하며 진출을 타진했다. 올해 초 호주법인을 세운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호주 드럭스토어 '세포라'에 라네즈를 입점시켰다. 6월에는 이니스프리를, 이번에는 아모레퍼시픽을 현지에 차례로 론칭한 것이다.

호주에 입성한 라네즈는 '립 슬리핑 마스크'로 세포라의 마스크 부문에서 판매 1위를 달성하는 등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 현재 뉴질랜드 세포라의 온라인몰에 입점해 있는 라네즈는 내년에 뉴질랜드 세포라 오프라인 매장에도 입점할 예정이다.

지난 6월 멜버른에 1호 매장을 연 이니스프리는 오픈 첫 날 400여명의 현지 고객이 장사진을 이뤄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연내 멜버른 매장 2개를 더 오픈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 외에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과 토니모리 등 중저가 화장품 업체들도 호주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이니스프리의 멜버른 1호 매장 오픈 당시 모습. ⓒ아모레퍼시픽그룹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오세아니아 뷰티 시장은 지속 성장세다. 호주 화장품 시장 규모는 최근 5년간 꾸준한 성장을 이뤄 지난해 68억2700만 달러(약 7조8000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2022년까지는 87억 달러(약 10조)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질랜드 시장은 2010년부터 연간 1억5600만 달러(약 1700억원) 이상 규모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고, 2020년에는 올해 대비 5.4% 성장할 전망이다.

오세아니아 지역은 특히 럭셔리 스킨케어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자외선이 강한 기후의 영향으로 건강한 피부와 자연스러운 화장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또한 친환경이나 유기농 제품에 대한 인기가 높은 시장이다. 소비자들은 기본적으로 일상에서 접하는 대부분 제품을 유기농 및 자연친화 제품으로 구매하려는 특징이 있고, 화장품·세제·일회용품 등 일반 소비재를 살 때 가격이 높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선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모레퍼시픽도 화장품 원료에 관심이 높은 럭셔리 화장품 시장 특성에 초점을 맞췄다. 제주 돌송이 차밭에서 직접 재배한 스킨케어 전용 녹차 신품종 '장원 3호'를 중심으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기술력이 집약된 하이엔드급 제품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타임 레스폰스 스킨 리저브 크림’과 ‘빈티지 싱글 익스트렉트 에센스’ 등 대표 제품을 중심으로 호주와 뉴질랜드 고객에 다가갈 예정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현재 호주 시장은 미국과 프랑스 브랜드가 양분하고 있다. 국가별 비중으로 보면 한국 화장품은 11위에 머물러 있다. 작년 기준으로 300억 원 규모의 화장품을 호주에 수출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23% 증가한 것이다.

다만 최근 호주에서는 아시아계 이민자를 중심으로 한류 붐이 일고 있다. 공사 측은 한국 의류나 콘텐츠류 등에 대한 수요는 큰 변화가 없지만 현지 바이어들의 한국 화장품 구매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10회째를 맞은 '대한민국 뷰티 박람회'를 위해 방한하는 호주 바이어들도 3년 전부터 매년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여러 한국 화장품을 한 곳에서 취급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과거에는 이같은 매장을 한국 교민이 운영했다면 최근에는 중국계 교민이나 말레이시아계 교민 등 다양한 국가의 호주인들이 한국 화장품을 취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게 코트라 측의 설명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아시아계 이민자 증가로 호주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지도와 수요는 지속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라며 "첫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은 온라인 마케팅으로 초기 시장 반응을 살핀 뒤 본격적인 오프라인 거래에 나서는 것이 권장된다"고 강조했다.

데일리안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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