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채로 냉동고에 넣고 내기했다” 유기견보호소 동물학대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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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8.26. 오전 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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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금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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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배드림 캡처


한 반려동물보호센터 원장이 유기견을 산 채로 냉동고에 넣은 뒤 생사여부로 직원들과 내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온라인 곳곳에선 당시 직원들과의 주고받은 대화 메시지 사진이 퍼지고 있다.

일요신문은 청주시에 위치한 반려동물보호센터 전직 직원들의 말을 인용해 센터의 정모 원장이 유기동물을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관리‧보호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24일 보도했다. 특히 살아있는 유기견을 냉동고에 수일 동안 가둔 뒤 직원들과 생사를 두고 내기까지 했다는 주장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2일 구조된 유기견을 퇴근 직전 냉동고에 넣은 뒤 직원들에게 다음날 오전 상태를 확인한 뒤 이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한 전직 직원은 정 원장이 센터 직원과 냉동고에 넣은 유기견의 생사를 두고 내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 유기견은 냉동고에서 3일간 방치돼 얼어 죽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원장은 직원들과의 카톡방에 “원래 열사병 걸린 개들은 얼음물에 담가 두기 때문에 괜찮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정 원장은 또 “또 살아나면 골치다”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겨 동물학대 의혹이 불거졌다.

뿐만 아니라 기록적인 폭염에도 야외 차광막을 설치하지 않은 채 대형 유기견들을 그대로 방치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늘막을 설치하라’는 민원이 폭주했음에도 불구하고 정 원장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결국 청주시가 직접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락사 과정에서도 학대가 있었다고 전직 직원들은 주장했다. 전직 센터 직원은 정 원장이 안락사에 사용되는 주사액 T-61을 전신마취 후 사용하라는 제조사의 주의사항을 무시한 채 곧바로 주사했다고 전했다.

이 직원은 “마취제를 놓지 않고 의식이 있는 동물에게 그대로 주사를 놓아 바로 죽지 못한 개들은 깨갱하며 몸부리 쳤다”고 회상했다. 또 주사를 가슴에 수차례 찌른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정 원장이 안락사 과정에서 동물을 발로 밟거나 목을 졸랐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해 정 원장은 전직 직원들과 봉사자 일부가 기부 물품 일부를 빼돌리거나 일부 유기견을 안락사 처리하고 외부로 입양한 사실을 적발해 제재한 것 때문에 음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 원장은 일요신문에 “이런 사유로 해고당한 직원들이 앙갚음하는 것”이라며 “시의 요청으로 비리 가득한 청주 내 봉사단체들의 사단법인 추진을 저지했는데 그 과정에서 손해를 본 봉사자들이 내게 불만을 품고 이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청주시는 유기동물 보호‧관리를 목표로 지난 2016년 11월 총사업비 20억 원을 들여 청주시 반려동물센터를 건립했다. 시는 공모를 통해 센터를 운영‧관리할 민간 위탁운영자를 선정해 위탁사업비를 지원하고 있다. 2016년 말 첫 공모를 통해 한 수의사가 발탁됐지만 이 수의사가 보름만에 자진 포기하면서 재공모를 진행했다. 이때 뽑힌 사람이 바로 정모 원장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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