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불안에 외국인 짐싸는 증시… 단기간 반등은 어려워" [자산시장 전문가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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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더 내릴까 반등할까
D램 현물가격 하락이 우려 부추겨
외국인, 美·대만서도 반도체 매도
3분기 업황 고점 찍고 하락 전망
국내증시 뚜렷한 모멘텀 없어
길게 보고 안전자산 확대해야
"극적인 지수반등은 쉽지 않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봐야 한다."

최근 코스피 하락을 바라본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외국인들의 공격적인 매도세에 코스피 3200선이 붕괴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하락세가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여전히 테이퍼링, 피크아웃 등 우려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고 지수를 끌어올릴 특별한 모멘텀이 없어 지수의 극적인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반도체 우려가 하락 이끌어

16일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 본부장은 "지수가 하락하는 것은 외국인들이 반도체주를 팔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나라만 팔고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 대만, 중국 등 전 세계에서 반도체 중심의 매물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PC D램 현물 가격 하락이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를 촉발시켰다"면서 "외국인 수급 상황까지 꼬이면서 코스피가 과도하게 하락하는 모습이며 4·4분기 반도체 고정거래가격이 어떻게 형성되느냐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 확대, 테이퍼링 이슈, 백신 접종률, 피크아웃 가속화 등의 불확실성도 외국인들의 매도세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됐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외국인이 한국뿐 아니라 신흥시장에 대한 리스크를 크게 보는 이유는 테이퍼링으로 달러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신 접종률도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백신 접종률에 따라서 경기 회복에 대한 차별화가 진행되는데 선진국 쪽이 백신을 빨리 맞았고 상대적으로 더딘 신흥시장에 대한 선호는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추가 급락 가능성은 낮아

긍정적인 요소보다는 부정적인 요인이 많은 상황이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국인들이 지난주에만 7조원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추가적인 매도세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반도체 업황 부진 역시 주가에 이미 반영된 만큼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 본부장은 "미국과 중국 실물경제지표 발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가 있고 20일은 미국 옵션만기일"이라면서 "미국과 중국의 실물경제지표 및 FOMC 의사록 공개를 통한 테이퍼링 부각 여부에 따라 외국인 매도세는 더 거세질 수도 있지만 멈출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영우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황을 더 봐야 하지만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3·4분기, 4·4분기 실적이 2·4분기보다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면서 "인텔에 DDR5 쓰는 것도 취소가 아니라 연기가 된 것이라 다시 모멘텀은 찾아오게 돼 있고 이번 다운 사이클이 D램에선 길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등모멘텀 필요, 장기적으로 봐야

반면 그동안 코스피가 세계 증시에서도 상승률 1위로 유독 돋보였던 것은 모멘텀이 강했기 때문인데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는 만큼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의 경우도 업체들의 내년 투자계획이 정해지지 않았고 D램의 차세대 규격으로 주목받는 DDR5의 본격화가 지연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도 실적이 잘 나오고 있지만 반도체 생산이 너무 많아 가격이 꺾일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다"면서 "기업 모멘텀이 피크아웃 중이고 정점에서 내려오고 있어 길어봐야 3·4분기까지로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매도세에 동참하기보다는 시장을 좀 더 관망하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또 리스크 관리를 통해 안전자산, 현금 비중을 늘리는 등 자산 배분을 다양하게 하는 방법도 추천했다.

윤 센터장은 "가지고 있는 주식을 다 팔거나 추가로 다른 주식을 사는 것이 아니라 괜찮은 종목이 있으면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자산을 모두 주식에 넣기보다는 주식 비중을 조금 줄이는 것이 좋고 금리가 올라가니 레버리지 투자나 대출을 해서 투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주식 안에서 자산을 배분하려고 한다면 배당이 크거나 안정감 있는 주식을 늘려 변동성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 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주가가 지속 조정을 받을 때는 성장주를 꾸준히 사는 기회로 삼는 것도 좋고 대형주라도 일률적이지는 않아 삼성전자 등 피크 아웃 논란이 있는 종목보다는 유틸리티 주식을 담는 게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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