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 본회의 통과도 `속전속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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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0.01.01. 오전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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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예산안, 본회의 통과도 `속전속결'

野 "김형오 사퇴해야"..김의장 "野방식, 민주주의 아냐"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안용수 기자 = 여야간 대충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됐던 새해 예산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는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야당의 격한 반대가 있었으나 몸싸움이나 실력 저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한나라당은 오전 예결위 전체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292조8천억원 규모의 새해 예산안을 빠른 속도로 단독 처리했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와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등 야당 의원 70명은 본회의 예정시각인 오후 8시를 15분 가량 앞두고 `기습적으로' 국회 본회의장에 진입해 의장석 주위를 둘러쌌다.

이들은 `대운하 사업 즉각 중단' 등의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고 "김형오는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방청석에서는 `4대강 삽질 예산 중단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도 등장했다.

김형오 의장은 이들에게 "정신 좀 차리라. 민주주의를 부르짖을 수 있는 이성을 가진 이들이냐"고 힐난했다. 그래도 소란이 가라앉지 않자 김 의장은 30여분이 지난 8시15분 본회의 개회를 선언했다.

김 의장은 먼저 법사위에 계류 중인 예산부수법안 통과를 위해 `공휴일 본회의 개회건'을 표결에 부쳐 한나라당과 친박연대 의원 174명 중 173명의 찬성을 얻어 이를 통과시켰다.

이어 곧바로 8시20분 새해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 등 4건의 안건을 상정했다.

한나라당 소속 심재철 예결위원장이 야당 의원들에 점거당한 단상 아래 1m 근처에서 육성으로 심사보고서를 읽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속기사 녹음기로 `증거'를 남겼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반대토론을 요구했지만 단상을 점거한 야당 의원들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의장은 야당 의원들의 거센 항의가 계속되자 8시37분 토론 종결을 선언하면서 전격적으로 표결에 들어갔다.

결국 1분 뒤 새해 예산안은 한나라당과 친박연대 등 의원 177명 중 174명의 찬성(반대 2명과 기권 1명)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예산안에 따른 동의안 3개도 모두 일사천리로 처리됐다.

김 의장은 처리 직후 "여러분의 행위가 민주주의냐"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법사위의 산회 조치에 대해 "직권상정을 방해하기 위한 의도로 볼 수 밖에 없다. 법에 의한 법의 도전"이라며 질타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정운찬 국무총리가 정부측 인사말까지 마친 8시48분 일제히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출입문 바로 앞에 앉은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와 웃음을 머금은 채 악수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와 악수를 나눠 직전의 `전투 모드'를 무색케 했다.

이후 본회의장에 남은 한나라당과 친박연대 의원 170여명은 조용히 표결에 임했다. 박근혜 전 대표도 예산안이 상정되던 시점인 8시20분께 서둘러 본회의장에 입장한 뒤 마지막 안건까지 표결에 참여했다.

그러나 본회의장을 퇴장한 민주당 의원들은 이후 국회 본청 중앙홀에서 `김형오 의장 규탄대회'를 진행하는 등 울분을 토해내는 모습이어서 대조를 이뤘다.

south@yna.co.kr

<촬영, 편집 : 이상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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