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3 롱레인지, 480만원↓…폭리 논란
국내 전기차 판매 1위 브랜드인 테슬라가 모델Y 국내 출시가격을 5999만원으로 결정했다. 모델3 롱 레인지 가격도 기존보다 480만원 내린 5999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를 두고 테슬라 팬덤은 약해지는 반면 품질과 안전 문제는 대두되는 상황에서 보조금에 기댈 수밖에 없는 테슬라코리아의 절박함이 만든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테슬라코리아는 국내 출시하는 모델Y를 스탠다드 레인지 5999만원, 롱 레인지 6999만원, 퍼포먼스 7999만원에 각각 판매한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아울러 2021년 모델3 가격도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는 5479만원, 롱 레인지는 5999만원, 퍼포먼스는 7479만원으로 책정했다고 덧붙였다.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와 퍼포먼스는 기존과 가격이 거의 같지만 롱 레인지는 480만원 인하했다.
6000만원 이상~9000만원 미만 전기차에는 50% 기준으로 전비와 운행거리 등을 감안해 40~60% 차별 적용한다. 9000만원 이상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자동차업계는 보조금을 노린 테슬라의 '999' 가격 책정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1000원짜리 제품을 990원에 내놔 가격차이인 10원보다 더 싸다는 효과를 일으키면서 더 비싼 제품을 사도록 유도하는 미끼 상술 '990 마케팅'을 자동차에 도입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 심한 '999 상술'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5900만원, 5990만원, 5998만원이 아닌 5999만원으로 책정해 보조금은 다 적용받으면서 '몇푼'이라도 더 챙기겠다는 욕심을 드러낸 것으로 여겨질 수 있어서다. 5999만9999원이 아닌 게 오히려 다행이라는 말까지 나올 수준이다.
김 협회장은 "중국에서는 모델Y를 5000만원 중후반대에 판매하기 때문에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라도 가격을 낮출 것으로는 예상했다"면서도 "5800만원이나 5900만원이라면 테슬라가 소비자에게 이득이 되도록 가격을 결정했다고 볼 수 있지만 5999만원은 너무 속 보인다"고 지적했다.
테슬라 판매실적을 이끌던 팬덤은 점차 약해지는 반면 품질 불만은 늘어나고 경쟁차종은 많아지면서 자신감을 잃고 보조금에 더 목매는 상황에 처한 테슬라의 '자충수'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 보조금은 테슬라 판매실적을 좌우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종별 통계를 산정하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1만1826대를 판매했다. 전년보다 386% 폭증했다.
보조금 대상인 모델3 판매대수는 1만1003대에 달했다. 10대 중 9대 이상이 모델3 몫이었다. 올 1월에는 테슬라 전체 판매대수가 18대에 불과했다. 수입차 순위 10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판매 부진 이유는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보조금 규모는 환경부가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연초 결정한다. 올해는 지난 1월21일 확정됐다. 지방자치단체가 별도 지급하는 보조금은 이후 정해진다. 일반적으로 2월부터 보조금 신청이 이뤄진다.
이 교수는 그러나 "천하의 테슬라가 5800만원이 아닌 5999만원으로 책정한 것은 너무 얄팍한 상술이어서 허탈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모델3 롱 레인지 가격을 480만원 내린 것도 문제로 제기됐다.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앞세웠지만 결국 폭리를 취했다는 증거라는 지적과 함께 기존 구매자를 우롱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필수 협회장은 "모델3 롱 레인지 가격을 내린 것은 기존에 폭리를 취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며 "먼저 샀던 소비자들에 대한 배반이자 기업 윤리를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했다.
중고차 전문가이기도 한 김 협회장은 아울러 "테슬라는 중고차 매물이 적어 중고차 가치를 정확히 산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중고차업계에서는 보조금 미적용 가격을 가치 산정 때 반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번 가격 인하로 중고차 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gistar@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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